오늘은 2020년 1월의 마지막 날이자 포르투에서 파리를 떠나는 날! 정말 은우 덕에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었던 지난 아일랜드-포르투갈 여정. 또한 처음 만났지만 잘 대해준 혜원이 덕에 포르투갈에서 좋은 추억을 많이 쌓을 수 있었다.
은우와 혜원은 새벽에 먼저 떠났기에 홀로 일어나 맞이한 아침.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했던가? 삼총사가 다 떠나고 혼자 남으니 상당히 허전하고 아쉬웠다. 무언가 허전함을 느끼며 시작한 오늘은 딱히 계획한 일정이 없었다. 그저 오후 3시30분 비행기를 타고 파리로 무사히 넘어가기만 하면 되었기에 느긋하게 준비를 마치고, 지난 3일 동안 정들었던 숙소와도 작별 인사를 나누고 빠져나온 거리.
제일 먼저 밥을 뭐 먹으면 좋을지 고민되었는데 그래도 포르투갈의 명물 에그타르트를 마지막까지 먹는 게 좋을 거 같아, 또 먹고 싶기도 해서 향한 나타스 도우루(NATAS D’OURO). 포르투 온 첫날 갔던 에그타르트 맛집에 다시 들러 먹은 마지막 에그타르트 6조각. 오늘을 포함해 지난 5일간 16개의 에그타르트를 먹은 끝에 드디어 에그타르트가 물리기 시작했는데, 에그타르트가 물려옴과 동시에 한편으론 뿌듯함이 몰려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후회 없이 사랑하라”
흔히들 후회 없이 사랑하라는 말을 많이 한다. 짧고 하나뿐인 인생 사랑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을뿐더러 뭐든 후회 없이 해야 미련과 아쉬움이 덜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후회 없이 사랑한다는 일이 그 얼마나 어렵던가? 이것은 필자가 지금껏 제일 잘하지 못한, 어찌 보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기도 했다.
겁 많은 필자는 늘 사랑보단 거래를 택했던 것 같다. 그래서 항상 미련이 많이 남았을 뿐만 아니라 그 미련한 미련을 버리지도 못했는데 멀리 포르투갈에서, 단돈 1.1유로 에그타르트를 통해 “후회 없이 사랑하라”는 말을 조금이나마 체득할 수 있었다. 정말 한동안 생각이 안 날 정도로 후회 없이 먹은 에그타르트. 후회 없이 먹었기 때문에 미련 없이 떠날 수 있었다.
후회 없이 사랑하고 미련 없이 돌아서는 자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포르투갈에서 먹은 에그타르트를 먹은 순간을 기억하며 앞으로 후회 없이 사랑할 것이다. 다만 사랑을 표현하는 그 방법이 틀리지 않기를 아니 서서히 나아지기를 바랄 뿐. 에그타르트로 배도 든든히 채우고 사랑하는 방법도 다시금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이후 다시 조금 걷다 보니 해리포터를 쓴 작가 조앤 K. 롤링의 단골 카페이자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카페 마제스틱 카페가 보였다. 포르투 와서 유일하게 들어가지 않은 장소라 아쉬움이 남았지만, 포르투 시청 앞에서 마지막 포르투 기념 촬영을 하는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이제 공항으로 가야 할 시간.
흔히 포르투 공항(Aeroporto do Porto)으로 부르기도 하는 프란시스쿠 데 사 카르네이루 공항(Francisco de Sá Carneiro Airport)은 포르투 도심에서 북서쪽으로 약 11km 떨어진 곳에 위치하여, 포르투 메트로 E번 선을 타고 터미널로 가야 한다. 그런데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는 포르투갈어로 인해 표를 못 끊고 쩔쩔매고 있자 친절하게 다가와 도와준 승무원 덕분에 무사히 발권을 마칠 수 있었다. 정말 마지막까지 좋은 인상을 남겨 준 포르투.
오브리가도(Obrigado!) 고맙습니다! <여자는 오브리가다 (Obrigada)>
다만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을 뽑자면 공항 가는 순간까지 날이 흐렸다. 포르투갈 둘째 날. 발견기념비를 봤던 둘째 날을 마지막으로 태양을 보지 못했다. 즉, 포르투에 있는 내내 날씨가 흐리고 비가 와 포르투에서 햇볕을 쬐지 못한 점이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흐린 포르투도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좋은 추억을 가득 안고 무사히 도착한 공항에서 티켓 수속을 모두 마치고 버거킹에서 햄버거를 먹으며 탑승을 기다리는 길.
지난 사진과 추억을 돌아보았는데 그러자 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져왔다. 루이스 1세 다리를 포함해서 렐루 서점, 클레리구스 교회와 종탑, 상 벤투역, 렐루 서점, 맥도날드, 샌드맨 와이너리 투어, 에그타르트 그리고 삼총사까지 너무나 고맙고 따뜻한 동시에 행복한 추억을 많이 쌓을 수 있었던 인생 여행지이자 또 오고 싶은 나라 포르투갈. 그리고 잊지 못할 포르투. 다시 여행을 오는 그날까지 안녕!
그리고 약 세 시간가량 비행한 끝에 도착한 파리 샤를 드골 공항. 새로운 나라, 새로운 도시 파리에 발을 내딛는 순간 이미 날은 어둑어둑해졌는데, 포르투갈과는 약간 다르면서도 정겨운 느낌이 반겨줘서 좋았다. 알 수 없는 기분 좋은 예감과 함께 지하철을 타고 향한 한인 민박. 밤 10시에 도착했음에도 불구 밥을 챙겨주셔서 맛있는 짜장밥을 먹고 민박 사람들과 맥주 한 잔을 마시며 무사히 마무리한 1월의 마지막 날.
필자가 정말 좋아하는 예술의 도시 파리. 앞으로 파리에선 어떤 일이 펼쳐질까? 아듀 포르투 헬로 파리!
<인문학당 달리 청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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