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인문생태시 236 - 복잡한 세상
김기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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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3 21:15 | 최종 수정 2021.12.26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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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세상
나 어릴 적 시골에선 장작불 아궁이였지
도시의 우리집은 연탄 아궁이였지
불의 신 아그니처럼 아궁이는 만능이었지
구들장 난방도 하고 끓이고 볶고 구웠지
불 때는 온갖 일은 아궁이 하나가 도맡았지
그러다 석유 곤로라는 게 들어왔어
그러다 가스 레인지라는 게 들어왔어
그러다 오만가지가 다 들어오게 되었어
우리집 주방 좀 봐봐 인덕션 레인지에
전기밥솥 에어프라이기 전자레인지
토스트기 전기주전자 커피머신은 두 개나
아궁이 하나만 있다면 없어도 되는 것들이야
어쩌다 이다지도 복잡하게 살게 되었나 몰라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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