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時調)가 있는 인저리타임] 저녁 식탁에서 – 박홍재

박홍재 기자 승인 2021.11.28 09:37 | 최종 수정 2021.11.30 08:44 의견 0

저녁 식탁에서
                         박홍재
                        

 

고향 뜰 남새밭이 이랑이랑 담겨왔다
누님이 동생 위해 봉지마다 싸고 묶은
어머니 접힌 가슴도 살짝 묻혀 보내왔다

무 속살 바람 자락 잠잠하게 썰어 넣고
총 총 총 도마 소리 삼박 삼박 다듬어서
간간한 아내의 손맛 살짝 데쳐 버무리면

젓가락에 아삭아삭 씹혀지는 누님 마음
고향 집 아랫목도 따스하게 데워져서
마을 앞 냇물 물굽이 입안에서 감긴다

남새밭을 보면 고향 생각이 난다

<시작 노트>

부모님이 계시지 않은 고향은 고향 같지가 않다.
하지만 누님이 고향에 살고 있어 부모 삼아 자주 가게 된다.
항상 남새밭에서 키운 풋것에서부터 콩이며 팥이랑 봉지에 넣어주신다.
어머님 냄새를 맡는다. 고향 냄새를 느낀다.
그 정에 자주 찾아가게 되고 정도 더 깊어지는 것 같다.

박홍재 시인
박홍재 시인

◇박홍재 시인

▷경북 포항 기계 출생
▷2008년 나래시조 등단
▷나래시조시인협회원
▷한국시조시인협회원
▷오늘의시조시인회의회원
▷세계시조포럼 사무차장(현)
▷부산시조시인협회 부회장(현)
▷시조집 《말랑한 고집》, 《바람의 여백》 
▷부산시조작품상 수상
▷인저리타임 객원기자 taeyaa-park@injurytim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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