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재 시인의 렌즈로 보는 풍경 그리고 길] (14) 삼강주막 거쳐 육지 속 섬마을, 무섬 마을에 가다.

박홍재 기자 승인 2021.11.23 11:59 | 최종 수정 2021.11.27 10:40 의견 0
렌즈14-2삼강주막에서 나누는 막걸리
삼강주막
렌즈14-1삼강주막 상징하는 캐릭터물
삼강주막 상징물

예천 삼강주막으로 간다. ‘삼강나루터는 문경 주흘산맥과 안동 학가산맥, 대구 팔공산맥의 끝자락이 만나며 내성천과 금천, 낙동강이 합류하는 곳에 있는 수륙교통의 요충지이다. 예로부터 서울로 장사하러 가는 배들이 낙동강을 오르내릴 때 그리고 선비나 장꾼들이 문경새재를 넘어서 서울로 갈 때 반드시 거쳐 가던 길목으로 나루터 주변은 낙동강을 오르내리는 소금 배를 통한 농산물의 집산지였고, 대구와 서울을 연결하는 군사도로였기에 1960년대까지 성황을 이루었던 곳이었다. 나룻배 두 대 중 큰 배는 소와 각종 물류를, 작은 배는 15명의 사람을 실어나르는 교통수단이었다. 1980년대 도로가 생기면서 나룻배 운항이 중단되었다. 2013년 청소년 체험 학습장으로 나룻배를 재현시켜 황포돗대를 달았다.’<삼강나루터 유래 안내판>

옛사람들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는 곳이다. 여전히 내성천은 흘러가고 따라서 사람들도 왔다 가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야기들이 쌓이고 쌓여 또 하나의 마을이 생기고, 사람들이 모여 새롭게 이루어져 가는 것이다. 마음 같아서는 막걸리 한 잔 기울이고 싶지만, 다음 일정을 위해 점심 먹으러 용궁에 있는 순대국밥으로 유명한 단골식당으로 간다.

렌즈14-4용궁에 있는 본점엎의 기다리는 손님들
용궁 단골식당. 손님들이 줄을 서 기다린다.

그런데 줄이 길게 서 있다. 본점과 2호점 두 곳이 있는데도 똑같다. 블로그로 TV로 명성을 얻으면서 근처에 오는 관광객들은 모두 여기에 몰려드는 것 같았다. 점심시간이 이슥하였는데도 번호표를 받고 기다린 지 10여 분이 지나자 코로나 백신 접종을 확인하고 들여보낸다. 안내되어 가니 방마다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순대국밥이 주메뉴인데, 오징어와 돼지 불고기, 닭발, 막창 등 각종 음식이 메뉴로 걸려 있다. 우리는 전통 막창 순대로 점심을 먹으면서, 삼강주막에서 채우지 못한 현지 막걸리 한 잔씩을 나눈다.

경북 북부 지방에는 가문을 중심으로 한 양반 문화가 많이 산재해 있다. 특히 안동 권씨. 의성 김씨, 영양 두들마을과 주실마을, 등이 있고 영주에는 선비 문화마을이 조성되어 있다. 집성촌을 이룬 채 터를 잡고 대대로 문중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렌즈14-4외나무다리를 건너가서 바라보는 무섬마을
무섬마을로 들어가는 외나무다리
렌즈14-6무섬마을에서 건너 보이는 외나무 다리
무섬마을에서 건너 보이는 외나무 다리

영주시 문수면 무섬로에 있는 무섬 마을은 예천 회룡포, 안동 하회마을, 영월의 선암마을4 청령포처럼 3면이 물로 둘러싸여 있는 대표적인 물돌이 마을 중 하나이다. 역시 내성천이 휘돌아 감아서 흐르면서 생긴 마을이다.

여기에 17세기 중반 반남박씨 박수가 들어와서 살고, 그 후로 증손녀 사위인 예안 김씨가 들어오면서 두 집안이 집성촌을 이루며 지금까지 그 명맥을 이어져 오고 있다. 마을에 있는 해우당과 만죽재는 경상북도 문화재자료와 민속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무섬 마을은 대한민국 국가 민속문화재 제278호로 지정되어 나라에서 보존하고 있다.

만죽재

1979년 수도교가 놓이기 전까지는 무섬 마을의 유일한 통로는 외나무다리 (길이 150m, 폭 30cm)뿐이었다. 물이 많아 다리가 떠내려가면 다시 놓기를 수십 번이었단다. 농사지으러 가는 다리, 장 보러 가는 다리, 학동들 학교 가는 다리가 있었지만, 지금은 농사지으러 가는 다리만 복원하여 매년 10월에 ‘외나무다리 축제’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이 외나무다리를 보고 건너는 체험을 하면서 전국적으로 명성을 얻었다.

마을에 들어가는 수도교는 차량이 한 대만 지나다닐 정도로 좁아서 한 방향만 다닐 뿐이고, 건너편에서 차가 오면 기다렸다가 건너간다. 우리도 마을에 들어가는데 건너편에서 차량이 헤드라이트를 켜면서 건너오고 있어 기다리다가 건너갔다. 좁은 골목길에는 차량이 꽉 들어차 있었다.

렌즈14-7무섬마을의 모습
무섬마을

둑길을 걸어가면서 왼편으로는 기와집이 올망졸망 자그마한 산 아래에 터를 잡고 현대를 살아가고 있었다. 그래도 기와집이니까 아직도 보존이 가능했겠지만, 초가집도 몇 채가 눈에 보인다. 골목 안에는 집마다 어떤 내력이 있는지 간판이 붙어 있었다. 전형적인 농촌 마을의 모습이다.

멀리 보이는 외나무다리를 조망한다. 사람들이 오고 가는 모습이 자그마하게 보인다. 차츰 다가서니 나무를 반 토막 내어서 걸어가게 만들어 놓았다. 중간중간에 서로 비켜설 수 있도록 해 놓았지만, 서로가 양보하는 배려가 필요한 다리이다.

렌즈14-8외나무다리 비켜서는 장치
외나무다리 비켜서는 장치

우리 일행 중에 다리가 불편한 분이 외나무다리를 건너가다 서로 비켜서는 곳에서 비켜서야 하는데 다리 위에서 교차하다가 다리에서 떨어졌다. 카메라를 보호하려고 하다 보니 나중에 보니 갈비뼈에 금이 갔다. 그때는 몰랐지만, 부산에 돌아와서야 알게 되었다.

여기에서도 서로의 배려와 양보가 있어야 하는 곳이다.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배워야 하는 지혜를 외나무다리가 가르쳐주고 있다. 서로 자신이 먼저 가려는 마음에서 빚어진 일이다.

언제나 우리 다섯 명을 위해 멀리 운전해주는 김태진 님께 이 기회를 통해 고맙다는 인사를 올린다.

<글, 사진 = 박홍재 객원기자, taeyaa-park@injurytime.kr>

박홍재 시인
박홍재 시인

◇박홍재 시인은

▷경북 포항 기계 출생
▷2008년 나래시조 등단
▷나래시조시인협회원
▷한국시조시인협회원
▷오늘의시조시인회의회원
▷세계시조포럼 사무차장(현)
▷부산시조시인협회 부회장(현)
▷시조집 《말랑한 고집》, 《바람의 여백》 
▷부산시조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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