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時調)가 있는 인저리타임] 폐교에서 – 박홍재

박홍재 기자 승인 2021.11.06 22:56 | 최종 수정 2021.11.08 23:34 의견 0

폐교에서
                        박홍재

 

웃음소리 잦아진 곳 쑥쑥 자란 푸른 잡초
빈자리 넘나들며 거미들 그네 타고
옛 얘기 들릴까 싶어 고개 갸웃 내민다

가로누운 학습 도구 아이들 조잘거림
담장 밖 골목 너머 사라져 간 악동들도
오늘은 보고 싶구나 행여하고 창문 너머

이순신, 세종대왕, 교실 뒤에 걸린 그
우린 아직 살아 있네 남겨진 꿈을 안고
삐거덕 문짝 하나가 답을 하며 돌아본다

추억을 등에 메고 구석구석 눈을 주니
가늘던 미루나무 알통 박힌 가지 위에
어릴 때 휘파람 소리 우듬지에 걸려 있다

폐교 - 악양 매계초등학교

<시작 노트>

아이들 목소리 듣기가 참 힘듭니다.
그러다 보니 학교들이 폐교가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그 안타까움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아이들 웃음소리가 가득해야 할 학교에 무성한 풀과 거미 등등
추억들이 곳곳에 남아 있는 학교를 둘러봅니다.
참 많은 것들이 스쳐 지나갑니다.

박홍재

◇박홍재 시인

▷경북 포항 기계 출생
▷2008년 나래시조 등단
▷나래시조시인협회원
▷한국시조시인협회원
▷오늘의시조시인회의회원
▷세계시조포럼 사무차장(현)
▷부산시조시인협회 부회장(현)
▷시조집 《말랑한 고집》, 《바람의 여백》 
▷부산시조작품상 수상
▷인저리타임 객원기자 <taeyaa-park@injurytim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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