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에서 쓰는 편지
박홍재
빛 창살 무늬마다 풍경 소리 칸을 채워
돋을새김 시 한 수를 새겨 넣는 걸음마다
내 마음 눈부처 되어 직지 가람 비친다
모든 것 비우려고 우렁찬 저 물소리
해종일 닦고 있는 솔숲에 바람 소리
이끼 낀 삼층 탑 처마 눈길 머문 나를 본다
다짐도 돌담 돌아 꿇어앉은 마루바닥
합장한 가슴 앞에 손 내미는 부처님
오롯이 오체투지로 마음 한 줄 읽는다
<시작 노트>
마음이 허전할 때면 어딘가 내 마음을 기대고 싶어진다.
그럴 때 찾는 곳이 산사가 되지 않겠는가?
아무도 없는 산사 대웅전에 앉아 있으면
뎅그렁!
풍경소리가 내 가슴에 와 안긴다.
들리는 소리와 눈에 보이는 모든 풍경이
내 마음에 위안을 주는 설법을 한다.
나에게 편지를 쓰는 시간이 된다.
박홍재 시인
◇박홍재 시인
▷경북 포항 기계 출생
▷2008년 나래시조 등단
▷나래시조시인협회원
▷한국시조시인협회원
▷오늘의시조시인회의회원
▷세계시조포럼 사무차장(현)
▷부산시조시인협회 부회장(현)
▷시조집 《말랑한 고집》, 《바람의 여백》
▷부산시조작품상 수상
▷인저리타임 객원기자 taeyaa-park@injurytim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