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時調)가 있는 인저리타임] 국밥집에서 – 박홍재
박홍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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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3 10:16 | 최종 수정 2022.01.2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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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밥집에서
박홍재
모퉁이 돌 때마다 바람도 맴돌아서
동여맨 하루 푸념 가마솥에 풀어 넣고
어설픈 농담 한마디 양념으로 간 맞춘다
얼큰히 취한 사내 긴 그림자 비틀댄다
풋고추 된장 묻은 손가락 저 손톱 때
막걸리 한두 사발에 하루해도 취했다
늘어진 연장 가방 둘러매는 등 너머로
굽은 어깨 해진 옷깃 짚고 넘는 서녘 노을
부스럭 지폐 몇 장도 접힌 허리 펴고 선다
디딘 자국 또 디뎌 허방 자꾸 깊어져도
발자국 자국마다 덜 끓은 삶이 있어
어둠은 저 너머에서 해를 절절 끓이겠다
<시작 노트>
겨울 추위가 골목을 쓸고 간다.
거기에 코로나도 물러설 줄 모르고 살아가는 삶이 암담하기만 하다.
어려운 사람들은 절절 끓는 국밥 한 그릇에 삶에 뜨끈함을 느낀다.
빨리 이 어려운 시기를 지나갔으면 좋겠다.
저 해가 지고 다시 내일이 오면 조금 희망을 가질 수 있을까?
◇박홍재 시인
▷경북 포항 기계 출생
▷2008년 나래시조 등단
▷나래시조시인협회원
▷한국시조시인협회원
▷오늘의시조시인회의회원
▷세계시조포럼 사무차장(현)
▷부산시조시인협회 부회장(현)
▷시조집 《말랑한 고집》, 《바람의 여백》
▷부산시조작품상 수상
▷인저리타임 객원기자 taeyaa-park@injurytim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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