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154) - 절의(節義)와 문장(文章)이 아무리 높고 뛰어날지라도, 그것이 덕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면 이는 한낱 객기와 기예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허섭 승인 2021.06.01 15:31 | 최종 수정 2021.06.03 11:35 의견 0
겸재(謙齋) 정선(鄭敾 조선 1676~1759) -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79.2×138.2), 리움미술관

154 - 절의(節義)와 문장(文章)이 아무리 높고 뛰어날지라도, 그것이 덕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면 이는 한낱 객기와 기예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절의가 청운을 내려다보고 문장이 백설보다 뛰어나더라도
만약 덕으로 이를 수양하지 않는다면 
끝내(결국) 혈기의 사행(私行)과 말단의 기예(技藝)로 끝나게 된다.

  • 節義(절의) : 절개(지조)와 의리. 
  • 傲(오) : 원래 ‘거만하다’ 의 뜻으로 여기서는 ‘내려다보다, 깔보다’ 의 뜻이다. 
  • * 오상고절(傲霜孤節) - ‘서릿발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높은 절개’ 로 국화를 두고 이르는 말이다.
  • 靑雲(청운) : 고관대작(高官大爵), 높은 자리.
  • * 靑雲에는 보통 세 가지 뜻이 있으니 ①속세를 떠나 초연한 세계 ②학문과 덕망이 높은 선비, 靑雲客, 靑雲之士 ③고위고관(高位高官) 여기서는 ③의 뜻으로 쓰인 것이다.
  • 白雪(백설) : 뛰어난 시(詩)를 말함.
  • * 백설곡(白雪曲), 거문고 곡의 이름으로 ‘매우 고상하고 아름다운 노래’ 를 뜻한다. 『문선(文選)』에 수록된 송옥(宋玉)의「대초왕문(對楚王問)」에 들어 있는 글귀이다.
  • 若(약) : 만약, 만일.  영어의 가정법 if 에 해당함.
  • 陶鎔(도용) : 도야(陶冶), 수양과 단련.  陶는 ‘흙을 구워 그릇을 만드는 것’, 鎔은 ‘쇠를 녹여 물건을 만드는 것’ 을 말함.
  • 終爲(종위) : 결국(마침내) ~가 되다.
  • 私(사) : 사사로운 행위, 사행(私行).
  • 末(말) : 말단(末端), 지엽(枝葉), 끝. 여기서는 ‘잔재주, 잔꾀’ 의 의미로 사물이나 사건에 있어 대강(大綱큰줄기)이 아닌 ‘하찮은 것’ 이란 의미이다.
154 김홍도(檀園 金弘道 조선 1745~1806) 총석정(叢石亭) 1788년 30.4+43.7 개인소장
김홍도(檀園 金弘道, 조선, 1745~1806) - 총석정(叢石亭)

◆ 양춘백설(陽春白雪) / 백설곡(白雪曲)

중국 초(楚)나라에서 가장 고상하다는 가곡의 이름으로, 훌륭한 사람의 언행은 평범한 사람이 이해하기 어려움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양춘곡(陽春曲)>은 <백설곡(白雪曲>과 함께 전국 시대 초나라에서 매우 고아(高雅)하고 심오한 노래였다.《문선(文選》의 <송옥대초왕문(宋玉對楚王問)>에 “어떤 사람이 초나라 서울 영중(郢中)을 지나다가 <하리곡(下里曲)>과 <파인곡(巴人曲)>을 부르니 화답한 자가 수천 명이고, <양아곡(陽阿曲)>과 <해로곡(薤路曲)>을 부르니 화답한 자가 수백 명이더니, <양춘곡>과 <백설곡>를 부르자 화답한 자가 수십 명을 넘지 못했다.” 라고 하였다. 여기선 그만큼 고상한 노래를 의미한다.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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