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35) 인정(人情)은 자주 변하고 세로(世路)는 험하기만 하다

허섭 승인 2021.02.03 18:18 | 최종 수정 2021.02.06 21:48 의견 0
겸재 정선 - 인왕제색도

035 -  인정(人情)은 자주 변하고 세로(世路)는 험하기만 하다.

인정(人情)은 변하기 쉽고 인생행로(세상살이)는 험하기만 하다.
갈 수 없는 곳에는 모름지기 한 걸음 물러설 줄도 알고
갈 수 있는 곳이라도 애써 삼분(三分)을 사양하는 공덕을 쌓아야 한다.

  • 反復(반복) : ‘반복된다’ 보다는 ‘反覆(반복 - 뒤집어진다)’ 의 뜻으로 봄이 좋다.
  •  * 실제로 그렇게 되어 있는 판본도 있음.
  • 崎嶇(기구) : 험하다.  崎와 嶇 모두 ‘험하다’ 의 뜻이다.
  • 行不去處(행불거처) / 行得去處(행득거처) : 갈 수 없는 곳 / 갈 수 있는 곳
  • 得(득) : 能(능)과 같은 의미로 ‘ ~할 수 있다’ 의 뜻이다. 영어의 조동사 'can' 에 해당한다.
  • 務加(무가) : 애써 보탬
  • 三分(삼분) : 10분의 3.

이 장 또한 채근담의 주요 주제인 ‘三分의 겸양과 나눔’ 에 해당한다(013장 참조).

왕사신(汪士愼, 청, 1686~1759) - 묵매도

◆함께 읽으면 더욱 좋은 글

▶두보(杜甫)의 「빈교행(貧交行)』이란 시에도

飜手作雲覆手雨 (번수작운복수우)  손바닥을 뒤집어 구름을 만들고, 이내 엎어서 비를 만드니
紛紛輕薄何須數 (분분경박하수수)  분분하고 경박한 세상 인심을 어찌 다 헤아릴 수 있으리
君不見 (군불견)  그대도 알지 않는가
管鮑貧時交 (관포빈시교)   관중(管仲)과 포숙아(鮑叔牙)의 가난할 때의 사귐을
此道今人棄如土 (차도금인기여토)  이런 도리를 오늘날 사람들은 흙덩이 버리듯 하느니

왕사신(汪士愼, 청, 1686~1759) - 시화도(4, 5, 6)

▶김시습(金時習)의「사청사우(乍晴乍雨)」란 시에서도

乍晴還雨雨還晴 (사청환우우환청)  갰다가 비가 오고 비 오다가 다시 개니
天道猶然況世情 (천도유연황세정)  하늘도 이러하거늘, 하물며 세상 인심이야
譽我便應還毁我 (예아변응환훼아)  나를 기리는 사람 문득 돌이켜 또 나를 헐뜯을 터
逃名却自爲求名 (도명각자위구명)  공명을 피하더니 어느새 저마다 공명을 구하네
花開花謝春何管 (화개화사춘하관)  꽃이 피고 지는 것을, 봄이 어찌 상관하리
雲去雲來山不爭 (운거운래산부쟁)  구름이 오고 가는 것을 산은 다투지 않는 법
寄語世人須記憶 (기어세인수기억)  세상 사람들아 내 말 좀 새겨들으시게
取歡無處得平生 (취환무처득평생)  즐겁고 기쁜 일 또한 평생 가지 않으니 

비오락 볕나락 / 흐리락 개락 / 하늘도 저렇거니 / 사람에서랴?  //  날 기리는 이 문득 / 날 헐 것이요. / 이름 숨김은 도로 / 구함일레라.  //  꽃이야 피든 지든 / 봄은 무심코 / 구름이야 가건 오건 / 산은 말 없네.  // 세상 사람들이여 / 유념하시라. / 한평생 낙 붙일 곳 / 땅엔 없느니     
                        - 손종섭 선생 번역 『옛 시정을 더듬어』(상권) 김영사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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