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99) 역경(逆境)의 괴로움은 병을 고치는 약물이나 순경(順境)의 즐거움은 명치끝을 겨누는 창칼이다   

허섭 승인 2021.04.08 17:41 | 최종 수정 2021.04.09 19:05 의견 0
겸재(謙齋) 정선(鄭敾 조선 1676~1759) -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79.2×138.2), 리움미술관

099 - 역경(逆境)의 괴로움은 병을 고치는 약물이나 순경(順境)의 즐거움은 명치끝을 겨누는 창칼이다                                                      

역경 속에 있을 때에는 주위가 모두 침이요 약인지라
절조와 행실을 갈고 닦아도 이를 깨닫지 못하고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되고)

순경에 처했을 때에는 눈앞이 모두 칼과 창이라 (모두 몸을 해치는 것들이라)
살을 녹이고 뼈를 깎아도 이를 알지 못한다. 

  • 周身(주신) : 몸의 주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상황을 말함. 주위(周圍)
  • 鍼砭(침폄) : 침.  鍼은 ‘쇠로 만든 침’, 砭은 ‘돌로 만든 침’ 을 말함, 전(轉)하여 ‘경계나 훈계’ 의 뜻으로 쓰임.   * 鍼은 針과 동자(同字)이나, 현재는 鍼은 ‘의료용 침’ 을, 針은 ‘꿰매는 바늘’ 의 뜻으로 사용한다.
  • 砥節礪行(저절려행) : 절개를 갈고 행실을 닦음.  砥와 礪는 모두 명사로는 ‘숫돌’, 동사로는 ‘갈고 닦다’ 의 뜻으로 쓰인다.
  • 兵刃戈矛(병인과모) : 칼과 창, 무기. 
  • 銷膏(소고) : 살을 녹임.  銷는 ‘녹다, 녹이다’,  膏는 ‘기름진 살’.
  • 靡骨(마골) : 뼈를 깎음.  靡는 원래 ‘쓰러질 미’ 이나 ‘갈 마’ 로도 쓰이니 磨나 摩와 동자(同字)이다.

* 역경은 괴롭지만 마음의 병을 고치는 침이나 약과 같으나, 순경은 달콤하지만 몸을 망치는 독약과 같다는 이야기이다. 안일(安逸)과 사치(奢侈)와 방탕(放蕩)은 살을 녹이고 뼈를 깎아 마침내 한 몸이 파멸의 구렁으로 떨어지고 만다는 것이다.

099 당인(唐寅 명 1470~1523) 진택연수도(震澤烟樹圖) 148.2+146도
당인(唐寅, 명, 1470~1523) - 진택연수도(震澤烟樹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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