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득수 시인의 명촌리 사계(四季) 127 나뭇잎이 푸르던 날에 - 새털구름 조개구름

이득수 승인 2021.08.06 15:43 | 최종 수정 2021.08.10 11:43 의견 0
새털구름 혹은 양떼구름. 입추가 지나자 하늘이 달라졌다.  

한 이틀 늦은 장마가 갠 뒤 산책을 나가다 묘한 구름을 발견했습니다. 말갛게 갠 하늘에 모처럼 오랜 친구 같은 구름의 바다를 만난 것이지요.

제가 나이가 들어 무심히 하늘을 봐서 그런지 대기오염과 미세먼지가 심해 그런지 맑고 산뜻한 구름을 거의 본 일이 없는데 아주 옛날 자연시간에 배우던 뭉게구름, 솜털구름의 친구인 조그맣고 정겨운 구름조각이 하늘 가득 펼쳐진 것이었습니다. 저걸 새털구름이라 해야 할지, 조개구름, 양떼구름이라고 불러야 할지 애매하기는 하지만 아무튼 마음이 상쾌하고 흐뭇하면 되는 것 굳이 이름을 따지지 않기로 했습니다.

여러분도 나름대로 여러 가지 형상을 떠올리며 이름을 지어 봐도 좋을 것입니다. 곧 가을이 올 것 같습니다.

<시인, 소설가 / 2018년 해양문학상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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