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답장 - 김종숙

Leeum 승인 2022.01.09 20:11 | 최종 수정 2022.01.10 10:30 의견 0

답장
                   김종숙

 

어제는 달려가
눈 속에 피어난 꽃을 보고
기뻐하고
오늘은 가만히 앉아
아이들의 생각을 받는다

시집보내기 전날
처녀 집 친정어머니 마음이 이럴까

시루에서 김이 오르는 
떡 향기가 좋아지는 나이에
고망쥐 만한 어린이들이 지은 시집에 들뜬 나는 
아이들 마음속에 
꽃잎 한 장씩 피우며 기다린다

조용한 사무실에
김종숙 씨
부르는 쩌렁 쩌렁한 저 손님이
분꽃 귀걸이 시집을 업고서

청사초롱을 든
함진아비처럼 막 도착했단다

아가야 
어리디 어린 신부야
그 먼 길을  
늙은 내게 잘도 찾아왔구나

오늘부터 너는 나의 벗
나의 사랑

- 『문예마을』 24호(2020)

芝室 김종숙

◇Leeum 김종숙 시인은

▷2021 한양문학상 시부문 우수상 수상
▷문예마을 시 등단
▷한양문학 수필 등단)
▷한양문학 정회원, 문예마을 정회원, 시야시야 동인
▷동인지 《여백ㆍ01》 《여백ㆍ02》 출간
▷대표작 《별들에게 고함》 외 다수
▷기획공연- 다솜우리 대표
▷대한사회복지신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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