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가슴앓이 - 김종숙
Le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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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30 07:03 | 최종 수정 2021.12.0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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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앓이
김종숙
침묵이라는 글자가 쓰여있는 수도원의 뜨락
나이테만큼 온 산을 덮은 나무 아래에 들어섰다
내 안에 늘어난 고통의 창문은 수십 개
고요의 대문은 꽉 잠가놓은지 오래
몸을 낮추고서 허공을 바라보았다
바람이 일자 살아가면서 생의 마지막까지
아름답게 흩어지는 이파리 하나
잠가놓은 대문을 밀고 들어와
온 마당을 걸어 다니는데
그것도 잠시,
이렇게 세 줄 일기를 쓴다
창문에 부딪히는 나뭇잎 위에
소금 같은 싸락눈이 차갑게 떨어진다
망설인 시간이 길어질 듯싶다
◇Leeum 김종숙 시인은
▷2021 한양문학상 시부문 우수상 수상
▷문예마을 시 부문 신인문학상 수상(2020)
▷한양문학 수필 부문 신인문학상 수상(2020)
▷한양문학 정회원, 문예마을 정회원
▷시야시야-시선 동인
▷동인지 《여백ㆍ01》 출간
▷대표작 《별들에게 고함》 외 다수
▷기획공연- 다솜우리 대표
▷대한사회복지신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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