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일상 속 기획창의학' (69)울산이라는 중공업 도시의 흔적

박기철 승인 2020.03.30 10:59 | 최종 수정 2020.03.30 11:49 의견 0
울산공업센터건립기념탑(울산 공업탑).
[Minseong Kim / CC BY-SA 4.0]

셋 – 10. 울산이라는 중공업 도시의 흔적

울산에서 부산으로 가는 분의 차를 빌려 타게 되었다.
차가 공업탑을 지날 때 머릿 속에서 뭔가 이야기꺼리가 떠올랐다.
정식명칭이 울산공업센터건립기념탑인 공업탑은 5개 기둥으로 되어 있다.
제1차 경제개발 5개년이 시작된 1962년에 울산이 중공업 특성화 도시가 되면서 인구 50만의 큰 도시가 되길 바라며 공사비 500만 원을 들여 1967년에 완공했다.
런던탑이나 에펠탑 등의 타워(Tower)처럼 존재감이 넘치지 않는다.
다보탑 석가탑 등의 스투파(Stupa)처럼 불교적 의미를 담은 탑(塔)도 아니다.
태국 라오스 미얀마에 숱하게 많은 파고다(Pagoda)처럼 웅장하거나 수려하지도 못하다.

그런데도 저 공업탑이 교통량이 몰리는 곳에 있기에 허물자는 의견도 많다.
실제로 공업탑보다 먼저 1963년에 세워진 부산 서면 로타리의 부산탑은 1981년에 전격 철거되었다.
개인적 사견으로는 과거를 성찰하는 도시의 흔적으로 남으면 좋겠다.
1980년대 온산병까지 겪으며 극심하게 병들었던 태화강을 살려낸 울산의 저력이 살아나길 바란다.
더 발전적인 기획창의를 담아 더욱 아름다워진 도심의 기념탑으로 남길 기원드린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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