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일상 속 기획창의학' (90)야생화보다 더 아름다울 수 없는 화초

박기철 승인 2020.04.20 17:21 | 최종 수정 2020.04.20 22:16 의견 0
이쁜 튤립을 보면서 가지는 생각
예쁜 튤립을 보면서 갖는 생각.

셋 – 31. 야생화보다 아름다울 수 없는 화초

중앙아시아 텐샨산맥에서 피던 야생화를 접한 셀주크 터키인들은 그 아름다움에 매료되었다.
약 11세기 때부터 가져와 화초로 심었다.
오스만 터키제국 때는 황실정원을 장식하던 꽃이었다.
원래 이름이 랄레였는데 머리에 쓰는 터번(Turban)처럼 생긴 꽃이라 튈벤드(Turbend)라 불렀다.
나중에 유럽으로 전해지면서 튤립(Tulip)이 되었다.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불었던 튤립 광풍(狂風)은 인류역사 최악의 거품경제 붕괴사건이다.
이 때를 다룬 ‘Tulip Fever’란 영화가 있지만 열병이 아니라 미친 광풍이었다.
중국에도 모란 광풍이 있었다지만 튤립 광풍에 비할 바 못된다.
인간의 어리석은 탐욕이 저지른 광기(狂氣)로 인해 네덜란드는 경제가 폭망하며 강국의 자리를 영국에 내주고 만다.
광풍을 야기했던 튤립이 얌전하게 피어있다.
인간의 정성어린 손길로 인공적으로 피우는 이쁜 화초다.
하지만 인간의 손길 없이도 자연스럽게 피어난 야생화의 아름다움에 가히 비할 바 못된다.
사람의 인위적 기획창의에 의한 유한한 아름다움은 자연의 순리적 자연창발에 의한 무한한 아름다움을 절대로 능가할 수 없다.
Never!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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