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일상 속 기획창의학' (105)소년 때로 가게 한 라일락 향
박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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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04 13:14 | 최종 수정 2020.05.04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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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 – 15. 소년 때로 가게 한 라일락 향
길거리를 지나는데 웬지 익숙한 꽃이 흐드리지게 활짝 피었다.
라일락(Lilac)이다.
내 기억 속에서 라일락은 어릴 적 향수(鄕愁)를 불러 일으키는 꽃이다.
그 진한 향기가 그렇다.
이영훈이 만들고 이문세가 부른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에 나오는 ♪라일락 꽃 향기 맡으면♪이라는 노랫말처럼 라일락 꽃 향기를 맡으니 아주 잠깐이지만 타임 머신을 타고 45년전 어릴 적 과거로 돌아가는 듯했다.
모교인 서울고등학교는 서초동으로 이사가기 전이라 광화문에 있었다.
운동장이 세 개나 있었던 아름다웠던 경희궁 교정이 기억에 생생하다.
1학년 봄 라일락 꽃이 필 무렵 내 자리는 창가 옆이었다.
창가 바로 옆 무성(茂盛)한 라일락 꽃에서 교실로 흘러 넘치는 향기는 진하디 진했었다.
꽃 향기가 그다지도 진한 줄 내 나이 15살 때 처음 알았다.
꽃에 관해 무심한 건조한 남학생이었지만 라일락 꽃 향기 만큼은 소년의 감성을 자극했었다.
환갑을 막 넘긴 지금도 마음은 15세 소년 때 그대로다.
오늘 라일락 꽃 향기를 맡았으니 소년 마음처럼 젊지 않은 젊잖음을 벗어나 젊고 싱싱한 기획창의도 무성하면 좋겠다.
<경성댇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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