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일상 속 기획창의학' (108)저 공중의 온전한 주인인 까마귀

박기철 승인 2020.05.06 22:29 | 최종 수정 2020.05.06 22:36 의견 0
하늘과 땅 사이를 나는 새

넷 – 18. 저 공중의 온전한 주인인 까마귀

새는 순우리말이다.
왜 새일까?
하늘과 땅 사이를 날기에 사이가 새로 변한 건 아닐까?
새의 어원에 관해 내 나름대로 곰곰이 기획창의하여 돌연히 얻은 해석이다.
하늘과 땅 사이에 새가 날고 있다.
까매서 까마귀다.
영어로는 크라우(Crow)다.
비틀즈의 ‘Blackbird’는 부리가 노란 검은 새를 보고 부른 노래다.

박기철 교수
박기철 교수

오지 오스본이 부른 ‘Mr. Crowley’가 까마귀가 풍기는 암울한 느낌을 괴랄(怪剌)하게 표현하는 노래다.
하도 새까매서 눈이 없는 것처럼 보이기에 새 조(鳥)의 한 획을 빼면 까마귀 오(烏)다.
새까만 모습은 물론 까악까악 소리도 기괴하게 들린다.
길조(吉鳥)로 여겨지는 까치와 달리 까마귀는 흉조(凶鳥)로 여겨진다.
그런데 나는 까마귀를 보면 오히려 블랙 패션이 패셔너블한 새라는 생각이 든다.
이 형아가 너희들을 멋지게 찍어줄테니 내 카메라 가까이 좀 재롱부리듯 날아 보라고 여러 번 외치며 부탁해도 잘 듣지 않는다.
그나마 네 마리를 겨우 찍었다.
하늘과 땅 사이 공중의 주인(?)은 컬러풀하진 않아도 저 뷰티풀 원더풀 그레이스풀한 녀석들이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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