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일상 속 기획창의학' (100)도장 덕분에 생기는 겉멋과 자신감

박기철 승인 2020.04.29 21:09 | 최종 수정 2020.04.29 21:15 의견 0
사인을 스캔해서 만든 낙관
사인을 스캔해서 만든 낙관

넷 – 10. 도장 덕분에 생기는 겉멋과 자신감

인장(印章) 도장(圖章) 신장(信章)은 동의어다.
영어로 씰(seal), 스탬프(stamp)이지만 서양에선 서명을 한다.
도장 문화는 동양에서 발달했다.
붓글씨나 수묵화에는 작가의 도장을 찍었기 때문이다.
예술작품에 찍는 도장은 낙관(落款)이다.
임금의 문서에 사용하는 도장은 옥새(玉璽), 나라를 대표하는 도장은 국새(國璽)다.
거의 모든 회사나 단체 등의 조직들은 직무상 사용하는 직인(職印)이 있다.
개인도 관공서에서 공적으로 인정된 인감(印鑑) 도장이 있다.
언제부턴가 서명으로 대체하기도 하지만 도장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줄어들 뿐이다.

박기철 교수

도장 만이 지니는 필, 포스, 아우라가 있어서다.
오늘 내 서명(signature)이 새겨진 도장이 나왔다.
범내골에 있는 도장 전문집에서 내 서명을 스캔하여 새긴 진한 회색 돌도장이다.
6만 원을 주고 만들었는데 마음에 쏙 든다.
이 참에 사무용 인주가 아닌 낙관용 인주도 새로 샀다.
이렇게 갖추니 작가 예술가 아티스트가 된 기분이다.
실속도 없이 겉멋이 잔뜩 들었다.
왠지 예술적 기획창의력이 샘솟을 것같은 붕뜬 자신감을 좀 스스로 주체하며 어서 말려야 하겠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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