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時調)가 있는 인저리타임] 달세방 - 박홍재

박홍재 승인 2021.08.10 10:34 | 최종 수정 2021.08.10 11:07 의견 0

달세방 
                   박홍재
 

전봇대 허리춤에
이 층 달세 벽보 하나
바람에 못 버티고 땅바닥 나뒹군다
이층집 무너졌는데
아래층은 괜찮을까

길바닥 깔고 누워 밟혀서 쭈글쭈글
한 칸짜리 달세집이
짓이겨져 편편하다
주인은 무너진 집을 세우고 있는지

가누지 못한 집도 덩그렇게 달이 뜨면
문풍지 틈 비집고 희미하게 빛이 들어
내일로 이어지는 길 
비춰주고 있겠다       


<시작노트>
코로나로 꽁꽁 묶인 사회가 또다시 부동산 문제로 온통 시끄러워지고 있다. 집 한 칸 마련하여 편하게 이 몸을 뉘일 수 있다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인간들의 작은 소망일 것이다.
달세부터 시작하여 전세로 그리고 단칸집에서 조금씩 넓혀가는 살림살이가 왜 그렇게 쑥쑥 불어나지 않는지?
그 아픔들이 전봇대 위에 덕지덕지 붙어 있던 그 시절이 어쩌면 추억의 한 페이지로 남아 있을 것이다.
곧 가을이 오면 이사를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 중이다.

박홍재 시인

◇박홍재 시인은

▷경북 포항 기계에서 태어나다.
▷2008년 나래시조 등단
▷나래시조시인협회원
▷한국시조시인협회원
▷오늘의시조시인회의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세계시조포럼 사무차장(현)
▷부산시조시인협회 부회장(현)
▷'예감' 동인 활동 중
▷시조집 《말랑한 고집》
▷부산시조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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