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時調)가 있는 인저리타임] 공空친 날 - 박홍재

박홍재 승인 2021.08.24 12:43 | 최종 수정 2021.08.26 16:00 의견 0

공空친 날
                    
박홍재

 

퍼붓는 장마전선 내리꽂는 빗줄기가

삽질하던 공사 현장 꼿꼿하게 꽂히면서

내가 할 곡괭이질도 대신하고 있었다

버스 요금 천이백 원 안 쓴 것도 다행이다

막노동 일당 대신 공치고 돌아오면

탁배기 두어 통 값에 시간까지 훑어간다

마음먹은 그로 될 리도 없지마는

비 오고 멈추는 게 어디 그게 내 뜻이랴

손꼽아 땀 흘릴 날만 되짚어 본 하루다

 

<시작 노트>

요즈음 장마인 듯 장마 아닌 듯 비가 잦다.

막노동하는 사람들의 아픔이 크다. 코로나로 일자리마저 구하기 힘 드는데 비까지 오면 그날은 공치는 날이다. 어디 그뿐이랴. 서민들은 더욱더 어렵기 마련이다. 박스 줍는 어르신들의 어려움도 겹쳐서 느껴진다.

언제나 서민들의 생활은 이렇듯 하루하루가 힘겨울 수밖에 없다.

가을비는 농촌에서도 반기지 않는다. 태풍이 올라온다니 주위를 살펴볼 일이다.

박홍재 시인

◇박홍재 시인은

▷경북 포항 기계 출생
▷2008년 나래시조 등단
▷나래시조시인협회원
▷한국시조시인협회원
▷오늘의시조시인회의회원
▷세계시조포럼 사무차장(현)
▷부산시조시인협회 부회장(현)
▷시조집 『말랑한 고집』
▷부산시조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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