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재 시인의 렌즈로 보는 풍경 그리고 길](4) 여수 예술랜드의 조각품에 안기다
박홍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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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4 11:16 | 최종 수정 2022.07.24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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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예술랜드 미디어아트 조각공원은 여수시 돌산도 초입에 위치해 바다와 어우러져 있다.
미다스의 손(Mida‘s hand)은 총길이 33m, 높이는 지상으로부터 50m이다. '그리스신화 속의 디오니소스는 세상의 모든 소원을 들어주는 손을 원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만지는 모든 것을 황금으로 변하게 해달라고 신께 빌었지요. 미다스의 손은 원하는 모든 소원을 들어주는 손입니다. 아찔한 고공의 손에 올라가서 나만의 소원을 빌어보세요'(안내판 공지문).
예술랜드의 마크처럼 미다스의 손은 그 위용을 자랑한다. 손아귀에 올라가는 것도 번호표를 받아서 순서에 따라 올라간다. 연인들, 삼대가 같이 온 가족, 여러 형태의 여행객들이 기다리다 짧은 시간 내에 사진을 찍고 내려와야 한다.
달려간 순간에 그 위용에 우선 놀라면서 빨리 접근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아이들과 오는 손님이 많았다. 조각품들이 대부분이 꿈을 상징하는 것으로 꾸며져 있기 때문이다.
입구에 들어서는데 양쪽 벽으로 영상이 펼쳐진다. 색상과 어우러져 현대의 미술을 감상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였다. 우리 민속의 그림에서 바다의 고래 유영까지 파노라마가 펼쳐지면서 우리들을 환영하였다. 바로 지나면서 자전거 바퀴로 꾸며진 부분이 또한 우리들 눈길을 확 끌어당긴다.
요즈음 부모님들은 아이들의 입맛에 맞게 모든 것을 헌신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했는가 하는 의문을 던진다.
지금 자라는 아이들도 우리가 보는 각도에서 보면 얼마나 모자람 없이 자라는가 싶지만, 또 문명의 발달로 인해 다음의 세대들은 과연 어떤 문화를 구가하면서 커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진다. 그만큼 문화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러보는 우리의 눈을 의심할 정도로 많은 조각으로 꿈과 희망을 표현하고 있었다. 체험의 시간도 있다. 피부로 와 닿는 것은 역시 미다스의 손에 올라가서 사진을 찍어보는 것이다. 우리도 아래에 사진기를 세팅하고 올라가서 사진을 찍었다. 그러나 워낙 큰 구조물이라 사람은 그냥 한 점으로 보인다. 인간은 지구에서 하나의 점도 , 그것도 아주 작은 점으로 나타날 수 있을까?
사람들이 만든 조각품에 우리가 매몰되는 느낌을 받는다. 결국에는 우리 인간들도 우리들에 의해 사라져 가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을 품게 된다.
많은 사람이 즐기는 중에도 그래도 연인들의 모습이 가장 아름답고 신선해 보인다. 다음은 아가들을 데리고 나온 부모들의 정성이다. 또 삼대가 와서 서로 설명해 주고 웃는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아름다워 보였다.
우리처럼 카메라에 담는 건조한 것이 어떻게 보일지도 의문스러웠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 나름의 카메라에 순간을 하늘과 맞대면서 셔터를 누른다. 역시 바다와 어우러지는 모든 풍경은 또 다른 하늘이 되고 있었다. 구름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시할 수 없는 한 부분이기도 하다.
한 사람부터 연인, 그리고 아이와 부모, 삼대가 엮어가는 모습들이 어쩌면 우리들의 살아가는 진솔한 모습일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보면서 실내로 들어와서 갖가지 조각들을 본다.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을 다시 새겨 보듯이 다들 고개를 끄덕이면서 천천히 구경하고 있었다.
◇박홍재 시인은
▷경북 포항 기계 출생
▷2008년 나래시조 등단
▷나래시조시인협회원
▷한국시조시인협회원
▷오늘의시조시인회의회원
▷세계시조포럼 사무차장(현)
▷부산시조시인협회 부회장(현)
▷시조집 『말랑한 고집』
▷부산시조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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