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時調)가 있는 인저리타임] 창문을 열며 - 박홍재

박홍재 승인 2021.09.26 11:24 | 최종 수정 2021.09.28 11:28 의견 0

창문을 열며 
                        
박홍재

 

옹이 진 가슴에다 빗장 꽁꽁 걸어 놓고 
단단히 대못 몇 개 비스듬히 못질한 채 
나만의 문을 잠그고 울타리를 둘렀다 

답답함에 한 번씩은 문을 반쯤 열어 보고 
푸릇한 풀빛 내음 산새 소리 취하여서 
창문도 닫는 걸 잊고 마음마저 빼앗겼다 

나이테가 굵기 전에 가슴 한쪽 열었으면 
덜컹이는 창문 저편 구겨졌던 삶의 조각 
다림질 꾹꾹 눌러서 햇볕 쬐게 내걸었다  


<시작노트>

여름을 접어서 한쪽 커튼 곁으로 밀쳐 놓는다.
밝고 환한 가을 햇살이 확 들어온다.
밝은 햇살을 내 마음속으로 받아들이자.
묵은 생각들은 버리고 새마음을 가슴 깊이 숨을 들어 마신다.
매일 매일 새롭게 창문을 열면서 안과 밖을 다독인다.
창문을 활짝 열어본다.

박홍재 시인
박홍재 시인

◇박홍재 시인은

▷경북 포항 기계 출생
▷2008년 나래시조 등단
▷나래시조시인협회원
▷한국시조시인협회원
▷오늘의시조시인회의회원
▷세계시조포럼 사무차장(현)
▷부산시조시인협회 부회장(현)
▷시조집 《말랑한 고집》, 《바람의 여백》 
▷부산시조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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