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時調)가 있는 인저리타임] 갈대 – 박홍재

박홍재 승인 2021.10.09 10:31 | 최종 수정 2021.10.10 10:42 의견 0


갈대
                        박홍재

 
풋머리 벼린 서슬 마디마다 칼을 꽂고
속내는 물속 깊이 슬며시 감춘 채로
작달비 맞받아치며 손사래도 치면서

스치는 날 끝에서 티격태격 다투다가
깃 접는 철새들도 너끈하게 품어 안아
어깨로 찬바람 머리 포근하게 막아준다 

보듬은 품속에서 소용돌이 맴을 돌려
새알도 부화하고 흐린 물 다독여서
보채고 찌푸린 강물 이내 띄워 보낸다  

갈대 [사진=박홍재]
갈대 [사진=박홍재]

<시작 노트>

여자의 마음은 갈대라고 했던가요?
가을이 짙어가고 있습니다.
자신은 서슬처럼 칼을 꽂았지만, 마음만은 푸근합니다.
온갖 것 다독이며 품는 것은 생명뿐만 아니라 세상을 품습니다.
사람들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하고 배려하는데 더 정성을 쏟아야겠습니다.
갈대의 펄럭임처럼.

박홍재 시인
박홍재 시인

◇박홍재 시인은

▷경북 포항 기계 출생
▷2008년 나래시조 등단
▷나래시조시인협회원
▷한국시조시인협회원
▷오늘의시조시인회의회원
▷세계시조포럼 사무차장(현)
▷부산시조시인협회 부회장(현)
▷시조집 《말랑한 고집》, 《바람의 여백》 
▷부산시조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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