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242) - 명리에 취한 자들을 미워하지도 말고 홀로 깨어 있음을 자랑하지도 말라
허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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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7 17:37 | 최종 수정 2021.08.2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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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 - 명리에 취한 자들을 미워하지도 말고 홀로 깨어 있음을 자랑하지도 말라
명리의 다툼일랑 남들에게 맡겨 모두가 명리에 취해 있어도 미워하지 말고
고요하고 담백함을 내가 좋아하여도 홀로 깨어있음을 자랑하지 말라.
이는 부처가 말한 바 '법(法)에도 매이지 않고 공(空)에도 매이지 않음' 이니,
몸도 마음도 자재함이라.
- 競逐(경축) : 서로 다투고 쫓아감. 명리(名利)를 서로 다투는 것을 뜻함.
- 聽人(청인) : 남에게 맡김.
- 嫌(혐) : 미워함, 싫어함. 嫌惡(혐오).
- 盡(진) : 모두, 모조리, 죄다.
- 恬淡(염담) : 고요하고 담박함. 즉 명리는 탐내는 마음이 없음을 뜻함. 恬(념)은 ‘편안하다, 조용하다, 고요하다’ 의 뜻.
- 適己(적기) : 내가 즐기는 것. 속된 말로 ‘나에게 딱이다’ 라는 뜻이다.
- 獨醒(독성) : 홀로 깨어 있음. 즉 명리에 취하지 않고 혼자 깨어 있음.
- 誇(과) : 자랑하다, 뽐내다, 자만하다 誇張(과장) 誇示(과시) 誇大妄想(과대망상)
- 纏(전) : 새끼, 줄, 묶다, 얽히다,
- 法纏(법전) / 空纏(공전) : 법(法)에 얽매이고 공(空)에 얽매인다는 뜻. 纏은 ‘얽매이다, 속박(束縛)하다’ 의 뜻.
* 있음에 집착함이 법전(法纏)법전이요, 없음에 붙잡힘이 공전(空纏)이다.
- 自在(자재) : 자유로움. 즉 자유자재(自由自在).
◈ 굴원(屈原)의 「어부사(漁父辭)」에서
屈原曰(굴원왈) 擧世皆濁(거세개탁)이어늘 我獨淸(아독청)하고 衆人皆醉(중인개취)어늘 我獨醒(아독성)이라 是以(시이)로 見放(견방)이로다.
- 굴원이 말하길, 세상이 온통 흐리건만 나 홀로 맑으며 뭇사람이 취해 있는데 나 혼자 깨어 있으니 이로 말미암아 추방을 당했노라.
※ 『채근담』에서 가장 경계(警戒)하는 바가 바로 위에서 말한 굴원과 같은 처세일 것이다. 『채근담』의 저자는 산전수전(山戰水戰)의 모든 어려움을 견뎌낸 사람으로 마땅히 「어부사(漁父辭)」의 어부와 같이 말할 것이다.
滄浪之水(창랑지수)가 淸兮(청혜)어든 可以濯吾纓(가이탁오영)이오, 滄浪之水(창랑지수)가 濁兮(탁혜)어든 可以濯吾足(가이탁오족)이로다.
- 창랑의 물이 맑으면 내 갓끈을 씻을 것이요, 창랑의 물이 흐리면 내 발을 씻으리라.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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