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243) - 길고 짧은 것도 넓고 좁은 것도 방촌(方寸)밖에 안 되는 내 마음에 달려 있다
허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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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7 17:47 | 최종 수정 2021.09.0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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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 - 길고 짧은 것도 넓고 좁은 것도 방촌(方寸)밖에 안 되는 내 마음에 달려 있다
길고 짧은 것은 한 생각에 달려 있고
넓고 좁은 것도 한 치 마음에 매였도다.
그러므로 마음이 한가로운 이는 하루가 천년보다 길고
뜻이 넓은 이는 좁은 방도 하늘과 땅 사이만큼 넓도다.
- 延促(연촉) : 늘어남과 줄어듦. 즉 시간의 길고 짧음.
- 延은 ‘끌다, 이끌다, 인도하다’, 促은 ‘재촉하다, 다가오다, 급하다’.
- 延期(연기) 延滯(연체) 促求(촉구) 催促(최촉)
- 由(유) : 말미암다, 따르다, 까닭, ~부터. 여기서는 ‘~ 때문에’ 의 뜻이다.
- 寬窄(착) : 공간의 넓고 좁음. 寬은 ‘너르다’ 窄은 ‘좁다’.
- 係(계) : 매어 있음, 달려 있음.
- 寸心(촌심) : 마음. 寸은 방촌(方寸)의 뜻.
- 機閒(기한) : 마음이 한가함. 機는 심기(心機), 마음의 움직임을 뜻함.
- 遙(요) : 멀다, 아득하다, 거닐다. 逍遙(소요)
- 斗室(두실) : 좁은 방. 말(斗)만한 크기의 방.
- 兩間(양간) : 하늘과 땅 사이, 천지간(天地間).
◈ 『장자(莊子)』 - 하루살이의 삶과 팽조(彭祖)의 삶
▶소요유(逍遙遊)에
小知不及大知(소지불급대지) 小年不及大年(소년불급대년). 奚以知其然也(해이지기연야). 朝菌不知晦朔(조균불지회삭) 蟪蛄不知春秋(혜고불지춘추). 此小年也(차소년야). 楚之南有冥靈者(초지남유명령자) 以五百歲爲春(이오백세위춘) 五百歲爲秋(오백세위추). 上古有大椿者(상고유대춘자) 以八千歲爲春(이팔천세위춘) 八千歲爲秋(팔천세위추). 〔此大年也(차대년야).〕 而彭祖乃今以久特聞(이팽조내금이구특문) 衆人匹之(중인필지) 不亦悲乎(불역비호).
- 조금 아는 것은 많이 아는 것에 헤아릴 수 없고 짧은 삶으로 긴 삶을 헤아릴 수 없다. 이런 사실을 어떻게 알 수 있느냐? 아침에 잠깐 나타났다가 시드는 버섯(朝菌)은 저녁(그믐)과 새벽(초승)을 알 수 없으며, 여름 한철 사는 쓰르라미(蟪蛄)는 봄과 가을을 알 수 없다. 이것이 짧은 삶이다. 초나라 남쪽에 명령(冥靈)이라는 신령한 거북이 살고 있으니 이 거북에게는 봄과 가을이 오백년씩이었고, 그보다 더 오랜 옛날에 춘(春)이라는 큰 나무가 있었으니, 이 나무에게는 봄과 가을이 가각 팔천 년씩이었다. 〔이것이 긴 삶이다.〕 그런데 팽조(彭祖)가 오래 살았다고 사람들이 그에 견주려 하니(부러워하니) 또한 슬프지 아니한가!
- 冥靈 : 나무의 이름이라고도 하고, 바다거북의 이름이라고도 함.
- 椿 : 참죽(大椿)나무라고도 하는데 일설에는 무궁화나무라고도 함.
- 烹祖) : 요(堯)임금의 신하인데 7~8백년을 살았다 함.
* 위 본문 중에 〔此大年也〕를 넣고 〔而〕를 빼서 이후 문장은 별도로 처리하여야 문장의 형식이 온전해진다.
▶제물론(齊物論)에
天下莫大於秋毫之末(천하막대어추호지말) 而大山爲小(이대산위소). 莫壽於殤子(막수어상자) 而彭祖爲夭(이팽조위요). 天地與我竝生(천지여아병생) 而萬物與我爲一(이만물여아위일). 旣已爲一矣(기이위일의) 且得有言乎(차득유언호).
- 천하에 가을 짐승 터럭 끝보다 큰 것은 없고 태산도 작다고 여길 수 있다. 일찍 죽은 갓난아이보다 장수한 이는 없고 팽조도 요절했다고 여길 수 있다. 천지도 나와 함께 생긴 것이고, 만물도 나와 더불어 하나를 이루었다. 이미 하나가 되었는데 이밖에 무슨 말을 하겠는가!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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