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老)시인 이득수의 「70년간의 고독」 - 아름다운 노랫말(22) 아름다운 노랫말 분석
에세이 제1158호(2020.11.18)
이득수
승인
2020.11.17 14:58 | 최종 수정 2020.11.17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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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10곡 정도로 마무리할 계획의 <아름다운 노랫말>이 무려 21회 20곡이 되었습니다. 그냥 지나치기에 아까운 가사가 너무나 많았기 때문입니다.
처음 가벼운 마음으로 한 곡, 한 곡의 가사를 꼼꼼히 분석하고 재해석하면서 예상치 않은 갈등과 번민이 생겨 기쁨보다 고통스러웠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그건 노랫말의 선정도 힘들지만 그 노래의 배경이자 제 자신의 생존무대가 되었던 근대사의 아픔이 가슴을 저몄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도 이 모처럼의 시도를 단편적인 나열이 아니라 하나의 일관성 있는 기획으로 의미 있는 결론을 도출하여야 한다는 글쟁이의 본능을 억제치 못해 한 5회쯤 기 수록된 노랫말의 분석, 음미와 전망을 전개키로 하겠습니다. 쓰는 입장에서도 꽤나 힘들었던 것처럼 그 난삽한 내용을 읽어주시는 데도 많이 혼란했을 것입니다만 기왕 시작한 일, 한동안 더 같이 달려가기로 하겠습니다.
이 기획은 노랫말이 중심이므로 우선 작사자를 중심으로 아래 도표처럼 20편의 노래를 분석하면
1. 우선 작사가를 살펴보면 위 도표의 고딕체 두꺼운 글씨가 직업가수인데 총 20곡 중에 무려 10곡(50%)이 가수에 의해 쓰여 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거기다 14·17 드라마작가, 16·18전문작곡가를 뺀 단 5명(25%)만이 전문 작사자가 쓴 노래들입니다. 이로써 우리는 아름다운 노랫말일수록 직업작사가가 아닌 그 노래를 직접 부르는 가수자신이라는 이외의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2. 다음 작곡가를 살펴보면 모두 20명의 작곡가중 40%인 8명이 역시 가수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작사든, 작곡이든 그 노래를 직접 불러야하고 그래서 먹고살아야하는 가수일수록 더욱 절실하게 작품에 매달려 마침내 한 세대를 사로잡는 명곡을 만들어낸다는 이야기기 됩니다.
3. 모두 20곡의 노래 중 가수가 작사, 작곡을 겸한 경우, 그러니까 한 가수가 제 인생을 몽땅 바친 노래가 무려 8곡(40%)이 되고 작사, 작곡, 노래의 총 60명 작업자 중 2/3가 넘은 41명이 바로 가수자신이라는 이야기가 됩니다.
4. 이로써 우리는 소위 <딴따라>로 천시 받던 우리나라의 가수들이 사실은 엄청난 노력은 물론 사력(死力)을 다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가수는 어느 시대, 어느 나라보다 치열한 예술인이라는 결론이 됩니다.
저는 그 근거로 가요는 반드시 대중이라는 엄청나게 까다롭고 엄격한 불특정의 시민들의 관심과 호감을 받아야만 된다는 점, 그렇게 사회적 검증(檢證)을 거침에 있어 미술, 사진, 문학 등 어느 예술 분야보다 그 시대성이 높다는 점을 들고 싶습니다.
이 글의 결론은 <우리의 모든 가수는 모두들 목숨을 걸고 노래를 짓고 부르는 대단히 훌륭한 예술인>이란 점이 되겠습니다.
<시인·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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