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일상 속 기획창의학' (291)거의 어긋나지 않았던 공식
박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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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07 12:53 | 최종 수정 2021.01.14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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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 18. 거의 어긋나지 않았던 공식
중국 후한 시대에 허신(許愼 58~147)은 세계 최초 사전인 설문해자(說文解字)를 썼다.
한자형성의 원리인 육서(六書)를 밝혔다.
육서 중 모양을 그린 상형(象形)은 최초의 한자이며 이어 사물을 가리키는 지사(指事)가 나왔다.
이후 상형과 지사를 조합하는 회의(會意)와 형성(形聲)으로 수많은 한자들이 파생되었다.
육서 중 전주(轉注)와 가차(假借)는 한자형성보다 한자활용의 사례다.
그런데 어떤 한자는 뜻이 모이는 회의이며, 어떤 한자는 소리를 이루는 형성일까?
나름 기획창의하여 공식을 만들었다.
어떤 의미와 발음을 가진 A라는 한자와 어떤 의미와 발음을 가진 B라는 한자가 합쳐 AB와 전혀 다른 의미와 발음을 가진 C라는 한자가 파생되었다면 회의다.
가령 문 문(門)과 사람 인(人)이 합쳐 문 사이에 사람이 있으니 번쩍일 섬(閃)이다.
그런데 발음보다 어떤 의미를 가진 A라는 한자와 의미보다 어떤 발음을 가진 B라는 한자가 합쳐 A의 의미와 B와 같거나 비슷한 발음을 가진 C라는 한자가 파생되었다면 형성이다.
가령 문 문(門)과 귀 이(耳)가 합쳐 들을 문(聞)이다.
한자사고를 연구하며 교육하는 나는 아직 이 공식에 어긋나는 경우를 거의 만나지 못했다.
아주아주 드물게 꾀할 기(企)처럼 형성이지만 회의인 듯한 한자들이 없지는 않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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