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일상 속 기획창의학' (296)참꼬막 부활을 위한 하나의 조건

박기철 승인 2020.11.12 13:59 | 최종 수정 2021.01.14 23:31 의견 0
참꼬막이 거의 나지 않는 벌교의 갯펄
참꼬막이 거의 나지 않는 벌교의 갯벌

열 – 23. 참꼬막 부활을 위한 하나의 조건

벌교(筏橋)하면 꼬막이다.
보성군에 속하지만 보성읍보다 벌교읍이 인구도 많고 크다.
꼬막이 그렇게 되는데 한 몫 했을 법하다.
꼬막이 나는 갯펄 현장을 가보고 싶었다.
마침 갯펄이 있다는 장암 행 버스가 있었다.
그런데 옆 자리에 앉은 아저씨가 하는 말이 벌교에 꼬막이 거의 안 난지 꽤 됐단다.
“그럼 벌교의 그 많은 꼬막 음식점에서 파는 꼬막은 어디 꼬막인데요?"
이 질문에 아저씨는 명료하게 대답했다.
벌교 갯펄에서 잡는 참꼬막이 아니라 남해에서 그물로 잡는 새꼬막이라고?
그는 용어까지 쓰면서 말했다.
벌교 꼬막은 그냥 이미지 브랜드라고….

가히 충격이다.
요즘 애들 말로 대박이다.
충격의 대박! 버스에 내려 갯펄을 보니 허탈했다.
그 많던 꼬막들은 왜 사라진 걸까?
무분별한 남획?
지구 온난화?
혹시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초미세 알갱이로 부숴져서 꼬막들이 그걸 먹고 사라진 건 아닐까?
만일 그렇다면 참꼬막을 부활시키려고 온갖 기획창의를 다 하기에 앞서 해안가에 널브러진 온갖 청소부터 잘 혀야 하겄는디…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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