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현숙 시인의 '詩의 아고라'(64) 작가의 말 - e시집 《길잃은 양들의 모험》
손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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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20 09:58 | 최종 수정 2022.08.21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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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손현숙
단순한 것들을 생각한다.
그냥 왔다. 그냥 가는 동산의 무지개, 새털구름,
겨울 초입의 무릎담요, 저를 지우면서
지나가는 고양이 발자국
그리고 선물처럼 당도한
여러분!
수연이, 현창이, 예린이, 민하, 혜원이, 은서, 상아, 정무, 석현이, 도연이,
이름을 잊지 않으려고 이름을 지어
다시 불러보고 또 불러보는
나의…,
한국장학재단 전자시집 《길잃은 양들의 모험》을 읽었다. ‘교보문고’. 2022.
한국장학재단의 학생들과 전자책을 출간했다. 모두 열두 번의 멘토링 가운데 여덟 회분의 분량을 모아서 만든 책이다. 책 한 권을 엮는 과정에서 내가 한 일은 사실상 아무것도 없다. 전자책을 만드는 방법을 팀장에게 알려주고, 팀장 박상아는 원고를 취합하여 편집과 교정을 맡아주었다. 모든 멘티들은 책의 제목과 표지 디자인, 종이 선정과 인쇄소까지 함께 모색하면서 오늘의 결실을 만들었다. 우리 팀원은 모두 열 명인데, 결석 없이 전원이 참여했다. 우리는 이 책의 출판기념식도 현수막과 음식과 음악과 초청시인의 특강을 곁들여서 제대로 했다. 우리는 그렇게 한국장학재단의 우수 멘토링 팀으로 선정이 되어서 개인 인터뷰와 영상을 찍기도 했다.
솔직하게 말하면 나는 이 책이 이렇게 출간되리라고는 예측하지 못했다. 일정이 너무 빡빡했고, 학생들 개성이 강했다. 그러니까 기적, 나는 이런 것을 기적이라고 부른다. 단 한 번의 잡음 없이 책은 출간이 되었고. 그렇게 나의 멘티들은 교보문고의 ISBN이 박혀있는 책을 집필하게 된 것이다. 이것으로 무슨 큰 영광을 보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제 학생들은 집필 경력을 갖추게 된 셈이다. 그거면 충분하다. 정말 충분하다. 그리고 부탁하노니, 끝까지 잃지 말아야 하는 것은 동심. 우리 함께 학습했던 ‘아이처럼 놀아요’,처럼 때로는 고개를 꺾어 밤하늘의 별에게도 말 걸었으면 좋겠다. 사랑합니다. 나의 여러분^^
◇손현숙 시인
▷1999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너를 훔친다》 《손》 《일부의 사생활》 《경계의 도시》(공저) 《언어의 모색》(공저)
▷사진산문집 『시인박물관』 『나는 사랑입니다』 『댕댕아, 꽃길만 걷자』
▷연구서 『발화의 힘』, 대학교재 『마음 치유와 시』
▷고려대 일반대학원 문학박사(고려대, 한서대 출강)
▷현 조병화문학관 상주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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