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어느 부부 이야기 / 석정희

석정희 승인 2020.12.15 10:57 | 최종 수정 2020.12.15 11:14 의견 0

어느 부부 이야기 / 석정희

당초 형체도 없는 것이었다가
김서려 물방울 되어지듯
조물주의 섭리로
한 방울 물방울되어
비가 되거나 눈으로 내려
모이고 쌓여 실개천으로 흘러
강이 되고 바다 이루었다
큰바람 앞에선
각기 떠나 온 산이거나 들을 향한
그리움으로 안개로 피고
이슬로 맺혀 살바람 견디며
얼어붙던 세월 속에
꽃도 피우고 열매도 맺어
씨를 품었다
봄같지 않던 봄
땡볕 하나 가릴 수 없던 여름
가을되어 빈 바구니 허전하던
때를 지나면서도
겨울이면 서로 볼 비비며 의지해
저무는 길 끝에 서로를 살피는 마음
햇빛 받는 바닷결로 가슴 드러내
미워 얼었던 마음도 녹여
지금도 안개로 이슬로 피어나길 바라는
해질녘 길을 가고만 있다.

[픽사베이]

<시작노트>

누구나 가정을 이룬 가운데 인생의
희로애락을 겪으며 산다.
각기 자라온 환경과 가치관이 달라도
부부가 되어 서로를 이해하고 의지하며
살아 가게 되는데 때로 성장기의
꿈으로 돌아가는 그리움이 있음을......

난석 석정희
난석 석정희

◇석정희 시인은
▷Skokie Creative Writer Association 영시 등단
▷‘창조문학’ 시 등단, 한국문협 및 국제펜한국본부 회원
▷재미시협 부회장 및 편집국장, 미주문협 편집국장 역임
▷현) 한국신춘문예협회 중앙회 이사 및 미국LA 본부장
▷계간 『한국신춘문예』 심사위원(현) 등
▷수상 : 대한민국문학대상 수상, 한국농촌문학 특별대상, 세계시인대회 고려문학 본상, 독도문화제 문학대상, 대한민국장인(시문학)유관순 문학대상 등
▷2000년 영시집 《Alongside of the Passing Time 》(5인 공저)
▷2001년 영시집 《Sound Behind Murmuring Water》(4인 공저)
▷2008년 제1시집 《문 앞에서 In Front of The Door》(한영시집)
▷2010년 제2시집 《나 그리고 너》, 가곡집 《사랑 나그네》
▷2011년 제3시집 《The River》(영문시집)
▷2014년 제4시집 《엄마되어 엄마에게》
▷2015년 제5시집 《아버지 집은 따뜻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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