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점의 노래 / 석정희
석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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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8 12:03 | 최종 수정 2020.12.08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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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의 노래 / 석정희
아무도 모른다
내가 하나의 까만 점인 것을
목숨을 대신하여 나를 지키고 있는
총알같은 이 설움을
아무도 모른다
점은 또 다른 점을 만났다가
더러는 헤어지기도 하지만 나에겐
또 하나의 점이 박혀있어
달빛 어리는 창가에 노래로 흘러도
아무도 듣는 이가 없다
밤과 낮이 맞물려 하루가 되듯이
내 점과 또 하나의 점이 포개져
유성으로 하늘을 떠돌고 있어도
아무도 보는 이가 없다
내 생애가 마쳐질 어느 날 저녁
이렇게 까만 두 개의 점을
마주 놓고 가만 들여다 보면
그 안에 누구의 눈물이 괴어 있을까
아직은 아무도 모른다
<시작노트>
인생은 외로운 것. 삶이란 떠 있는 하나의 점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시는 내 내면의 고백이다. 나 외엔 나를 알아주는 누가 있으랴!
아무도 나를 모른다. 다만 목숨을 대신하여 나를 지키고 있는 또 하나의
점과 함께 설움을 삭이며 묵묵히 살고 있음에 때로는 외로움을 잊기도 한다.
소리도 모양도 없는 까만 점일 따름이지만 이 점이야 말로 나에게 있어
소중한 사랑 덩어리이며 내 의지의 대상인 것이다.
언제까지나 맑고 깨끗하고 진실한 하나의 점으로 눈물 글썽이고 싶은
소박한 나의 소망이다.
"아무도 모른다"를 반복한 것은 내가 지니고 있는 점의 무한한 가치를
부여하고 싶기 때문이다.
◇석정희 시인은
▷Skokie Creative Writer Association 영시 등단
▷‘창조문학’ 시 등단, 한국문협 및 국제펜한국본부 회원
▷재미시협 부회장 및 편집국장, 미주문협 편집국장 역임
▷현) 한국신춘문예협회 중앙회 이사 및 미국LA 본부장
▷계간 『한국신춘문예』 심사위원(현) 등
▷수상 : 대한민국문학대상 수상, 한국농촌문학 특별대상, 세계시인대회 고려문학 본상, 독도문화제 문학대상, 대한민국장인(시문학)유관순 문학대상 등
▷2000년 영시집 《Alongside of the Passing Time 》(5인 공저)
▷2001년 영시집 《Sound Behind Murmuring Water》(4인 공저)
▷2008년 제1시집 《문 앞에서 In Front of The Door》(한영시집)
▷2010년 제2시집 《나 그리고 너》, 가곡집 《사랑 나그네》
▷2011년 제3시집 《The River》(영문시집)
▷2014년 제4시집 《엄마되어 엄마에게》
▷2015년 제5시집 《아버지 집은 따뜻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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