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언덕길의 수레 - 석정희

석정희 승인 2021.08.23 09:43 | 최종 수정 2021.08.26 16:07 의견 0

언덕길의 수레
                 석정희

 

지금도 언덕길의 수레
그림만 보아도 가슴에 눈물 고인다
업고 이고 끌고 밀며
가난과 고난 싣고 숨차게 오르던
언덕길 개나리꽃 물들어 누렇던
얼굴에 땀방울 소금 되어도
혼신을 다해 밀어부치던
두 바퀴는 우리의 어버이였다
눈 쌓인 빙판이거나
질퍽이는 빗길에도
끌던 손등의 핏줄 동기의 밥줄되고
끌리던 치마 동인 허리의 끈은
우리들의 생명줄이 되었다
해 지면 달빛을 따라
큰비라도 내릴 듯 검은 하늘에
더러 몸살도 날만한 일과를
거르지도 않고 실어 나르던 소망
어두운 등불 밑에선 기도로 이어져
우리 지금 이렇게 기름진 식탁에
둘러 앉아 있는 것을......
숨 가삐 넘던 언덕길에
누가 빨아 먹고 버렸나
쥬스 담겼던 비닐봉지 하나
바람에 날리고 있다.

난석 석정희

◇석정희 시인은
▷Skokie Creative Writer Association 영시 등단
▷‘창조문학’ 시 등단, 한국문협 및 국제펜한국본부 회원
▷재미시협 부회장 및 편집국장, 미주문협 편집국장 역임
▷현) 한국신춘문예협회 중앙회 이사 및 미국LA 본부장
▷계간 『한국신춘문예』 심사위원(현) 등
▷수상 : 대한민국문학대상 수상, 한국농촌문학 특별대상, 세계시인대회 고려문학 본상, 독도문화제 문학대상, 윤동주별문학상, 대한민국장인(시문학)유관순 문학대상 , 탐미문학상, 에피포토본상, 한강문학상, 대시협시인마을 문학상, 글로벌최강문학명인대상, 대한민국예술문학세계대상 등
▷시집 《Alongside of the Passing Time 》(5인 공저 영시집), 《Sound Behind Murmuring Water》(4인 공저 영시집), 《문 앞에서 In Front of The Door》(한영시집), 《나 그리고 너》, 《The River》(영문시집), 《엄마되어 엄마에게》, 《아버지 집은 따뜻했네》 
▷가곡집 《사랑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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