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세월이 다져준 주름의 강물 - 석정희
석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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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05 09:38 | 최종 수정 2021.07.07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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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다져준 주름의 강물
석정희
언제부터인지 내 세월의 강물은
긴 골짜기로부터 길을 내고
바다를 향해 흘러가더니
더러는 잠시 발길을 멈추었다가
폭포로 나뒹굴기도 하고
얼었다 풀리며 고였다 흐르며
잔잔하게 흘러내리기까지
얼마나 먼 길이었던가
헤아릴 수 없는 잔 물살들은
사계를 나르고 물안개 피우며
아득히 꿈에 잠기지만
거센 폭풍우 앞에서는 다시 요동치고
실컷 울부짖고 난 다음
노을빛에 젖은 가을 강물에는
누렇게 물든 풍요가 번지고
푸른 하늘 같은 화폭
명상의 얼굴 위에는
분칠하듯 흰 구름이 뜬다
깎이고 닮아진 세월의 강물
바다의 마지막 파도이기 위해
속살을 채워간다
기쁨과 슬픔과 선과 악의 사이에서
흘러온 세월의 강물
이 주름은 귀한 생의 훈장이며
신이 주신 선물이어라
지평선을 따라가는 저 노을 자락 같은
내 이마 위의 긴 주름은
건들면 고운 소리라도 날 듯 아름답구나
<시작노트>
생명의 근원은 물이다.
골짝이 흐를 때 시내이고
더 가서 강에서 바다로
사계절 내내 흐르며 인생의
희로애락을 담는다.
그 순환은 구름으로 떠오르고
고난 뒤에 희락의 기쁨이 크듯
지나온 역정을 되돌아보는
마음으로 담아보았다.
◇석정희 시인은
▷Skokie Creative Writer Association 영시 등단
▷‘창조문학’ 시 등단, 한국문협 및 국제펜한국본부 회원
▷재미시협 부회장 및 편집국장, 미주문협 편집국장 역임
▷현) 한국신춘문예협회 중앙회 이사 및 미국LA 본부장
▷계간 『한국신춘문예』 심사위원(현) 등
▷수상 : 대한민국문학대상 수상, 한국농촌문학 특별대상, 세계시인대회 고려문학 본상, 독도문화제 문학대상, 윤동주별문학상, 대한민국장인(시문학)유관순 문학대상 , 탐미문학상, 에피포토본상, 한강문학상, 대시협시인마을 문학상, 글로벌최강문학명인대상, 대한민국예술문학세계대상 등
▷시집 《Alongside of the Passing Time 》(5인 공저 영시집), 《Sound Behind Murmuring Water》(4인 공저 영시집), 《문 앞에서 In Front of The Door》(한영시집), 《나 그리고 너》, 《The River》(영문시집), 《엄마되어 엄마에게》, 《아버지 집은 따뜻했네》
▷가곡집 《사랑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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