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293) - 여우는 무너진 섬돌에서 잠자고, 토끼는 허물어진 누대 위를 달리나니 …
허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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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8 22:07 | 최종 수정 2021.10.2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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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 - 여우는 무너진 섬돌에서 잠자고, 토끼는 허물어진 누대 위를 달리나니 …
여우는 무너진 섬돌에서 잠자고 토끼는 허물어진 누대 위를 달리니
이 모두가 당년에 노래하고 춤추던 곳이어라.
이슬은 국화에 싸늘하고 안개는 시든 풀에 어리나니
이 모두가 옛날에 승패를 겨루었던 전쟁터여라.
성하고 쇠함이 어찌 한결같으며 강하고 약함이 어디 있으랴!
누군들 이를 생각한다면 그 마음이 식은 재처럼 싸늘해지리.
- 敗砌̖(패체) : 무너진 돌층계, 허물어진 섬돌. 砌는 섬돌, 석계(石階). * 砦는 ‘울타리 채’ 로 城砦(성채)는 곧 城壁(성벽)을 뜻한다.
- 荒臺(황대) : 황폐(荒廢)한 누대(樓臺).
- 盡是(진시) : 모두 ~이다. 盡은 ‘모두’ 의 뜻이다.
- 當年(당년) : 옛날 그 당시.
- 黃花(황화) : 국화.
- 衰草(쇠초) : 시든 풀.
- 悉屬(실속) : 모두 ~에 속한다. 모두 ~에 다름이 아니다. 悉는 ‘모두’. * 부처님의 실명인 ‘싯다르타’ 를 음역한 것이 ‘悉達多’ 이니 곧 ‘모든 것을 깨친 이’ 라는 뜻이 된다.
- 安(안) : 어찌.
- 令(령) : ~로 하여금. ‘使(하여금 사)’ 와 마찬가지로 사역형(시킴꼴)을 만든다.
- 心灰(심회) : 식은 재처럼 싸늘해진 마음. * ‘枯木(고목 마른 나무)’ 과 함께 『채근담』에 자주 나오는 단어이다.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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