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317) - 자연의 섭리와 사람의 마음이 한 데 어울러 조금의 어긋남도 없으니 …
허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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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13 16:25 | 최종 수정 2021.11.13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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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7 - 자연의 섭리와 사람의 마음이 한 데 어울러 조금의 어긋남도 없으니 …
눈 오는 밤에 달 밝은 하늘을 보면 마음도 그와 같이 한결 맑아지고
봄바람의 따스한 기운을 만나면 마음도 절로 녹아 부드러워진다.
(이렇듯) 자연의 섭리와 사람의 마음은 한데 어울러 조금도 어긋남이 없다.
- 當(당) : 어떤 때나 국면을 맞아, ‘~하면’ 의 뜻.
- 便爾(변이) : 문득 그와 같이. 爾는 ‘그와 같이’ 의 뜻이다.
- 澄徹(징철) : 맑고 탁 트임, 깨끗하고 막힘이 없음.
- 意界(의계) : 생각의 경계(境界). 심경(心境)과 같은 뜻이다.
- 冲融(충융) : 녹아 부드러워 짐. 융화(融和)와 같은 뜻이다.
- 造化人心(조화인심) : 자연의 섭리와 사람의 마음.
- 混合(혼합) : 혼연합일(渾然合一), 혼연일체(渾然一體).
◈ 소강절(邵康節) 선생의 「청야음(淸夜吟)」
月到天心處 (월도천심처) 달은 하늘 한 가운데 떠 있고
風來水面時 (풍래수면시) 바람은 물 위로 불어오누나
一般淸意味 (일반청의미) 늘상 일어나는 이 맑은 의미를
料得少人知 (료득소인지) 제대로 아는 이 몇이나 될까
◈ 정명도(程明道) 선생의 「추일우성(秋日偶成)」
閒來無事不從容 (한래무사불종용) 한가하니 모든 일 조용하고
睡覺東窓日已紅 (수각동창일이흥) 잠을 깨니 동창은 이미 밝았네
萬物靜觀皆自得 (만물정관개자득) 만물을 고요히 보니 모두가 자득하고
四時佳興與人同 (사시가흥여인동) 사시의 아름다움 사람과 더불어 같네
道通天地無形外 (도통천지무형외) 도는 천지 유형 밖으로 통하고
思入風雲變態中 (사입풍운변태종) 생각은 바람과 구름 속으로 드네
富貴不淫貧賤樂 (부귀불음빈천락) 부귀에 빠지지 않고 빈천도 마냥 즐기니
男兒到此是豪雄 (남아도차시호웅) 남아는 이에 이르러 과연 호웅일세
* 우리말 ‘조용하다’ 의 어원은 한자어 ‘종용(從容)’ 이다.
※ 채근담 본문에서 말하는 ‘자연과 인간의 합일’ 에 해당하는 구절은 밑줄 친 부분이다.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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