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313) - 푸줏간과 술집도 정토(淨土)가 되는데, 거문고와 학이 무슨 소용일꼬
허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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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09 12:06 | 최종 수정 2021.11.10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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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 - 푸줏간과 술집도 정토(淨土)가 되는데, 거문고와 학이 무슨 소용일꼬
얽매임도 벗어남도 오직 자기 마음에 달렸으니
마음을 깨치면 푸줏간과 술집도 그대로 극락이요
그렇지 못하면 비록 거문고와 학을 벗 삼고 꽃과 화초를 심고 가꾸어
그 즐김이 청아(淸雅)할지라도 끝내 마군의 방해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옛말에 이르기를,
지금 당장 그만둘 수 있다면 속세도 선경이 되고
깨닫지 못하면 절간도 곧 속세로다 하였거니와
참으로 참된 말이로다.
- 纏脫(전탈) : 얽매임과 벗어남. 纏은 ‘얽히다, 묶다, 줄, 새끼’ 의 뜻을 가지고 있다. * 옛날 도부상(到付商)처럼 먼 길을 가는 사람들이 발목을 묶는 각반(脚絆)을 행전(行纏)이라 하였다.
- 心了(심료) : 마음에 깨달음. 了는 ‘悟(깨달을 오)’ 의 뜻이다.
- 屠肆(도사) : 가축을 도살하여 고기를 파는 상점, 요즘의 정육점. 肆는 상점.
- 糟店(조점) : 술을 파는 술집, 주점(酒店). 糟는 술지게미. 糟糠之妻(조강지처)
- 居然(거연) : 그대로, 의연(依然)히.
- 淨土(정토) : 극락정토(極樂淨土). 淨土의 반대말은 예토(穢土)이다. 穢는 ‘더럽다, 똥’.
- 縱(종) : 비록 ~하더라도. * 후집 제83장을 참조.
- 魔障(마장) : 마군의 가로막음, 악마의 장애(障碍). 도를 깨닫는 것을 방해하는 것을 말함.
- 終在(종재) : 끝내 있다.
- 休(휴) : 모든 망상을 버림. 休는 ‘쉬다’ 의 뜻을 넘어 ‘그만두다’ 의 뜻을 가진다.
- 能休(능휴) : 능히 그만둘 수 있다면.
- 塵境(진경) : 속세의 먼지 구덩이.
- 信夫(신부) : 참으로 그렇도다, 진실로 그러하도다. 夫는 감탄사로 쓰임.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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