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307) - 바람은 절로 불어올 때 가장 맑고, 마음은 일 없을 때 비로소 자유롭다
허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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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01 17:02 | 최종 수정 2021.11.04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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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7 - 바람은 절로 불어올 때 가장 맑고, 마음은 일 없을 때 비로소 자유롭다.
우연히 마음에 맞으면 문득 아름다운 경지를 이루고
천연에서 나온 것이라야 비로소 참맛을 느끼게 되니
만일 조금이라도 고쳐서 늘어놓으면 이내 그 맛이 줄어들 것이다.
백낙천(白樂天)이 말하기를,
마음은 일 없을 때에 비로소 자유롭고
바람은 절로 불어올 때 가장 맑다고 하였으니,
정말 뜻 깊도다, 그 말씀이여!
- 偶會(우회) : 우연히 마음에 맞음.
- 天然(천연) : 자연스러움.
- 眞機(진기) : 참된 작용, 참다운 기취(機趣).
- 纔(재) : 비로소, 마침내, 이내. * 纔가 원래 ‘겨우 재’ 자이기에 『채근담』에 나오는 纔를 모두 ‘겨우’ 라고 판에 박은 듯이 번역한 역자도 있다. 이는 앞 뒤 문맥의 흐름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이며 우리말의 미묘한 어감 차이도 놓친 번역이라 비판받아 마땅하다.
- 調停布置(조정포치) : 고치고 위치를 정함. 즉 천연(天然) 그대로가 아닌 인공(人工)을 가하는 것을 말함.
- 白氏(백씨) : 당(唐)의 시인 백낙천(白居易 772~846 字 樂天)을 말함.
- 意隨無事適(의수무사적) 風逐自然淸(풍축자연청) : 마음은 할 일 없음에 따라 쾌적해지고, 바람은 절로 불어올 때 맑다. 隨나 逐은 ‘~함에 따라’ 의 뜻이다. * ‘뜻은 무사(無事)해야 자적(自適)하고 바람은 자연스러워야 맑다’ 고 했으니 참으로 멋있는 말이다. 그러나 이 시 구절은 그의 문집인 『백씨장경집(白氏長慶集)』 71권 중에도 없다고 한다.
- 適(적) : 한가함, 유유자적(悠悠自適).
- 有味哉(유미재) : 의미 있도다, 멋있다, 뜻 깊다.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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