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득수 시인의 명촌리 사계(四季) 47 봄날은 간다 - 숲속의 미인 이팝나무
이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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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9 15:36 | 최종 수정 2021.05.21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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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5월 하순, 참으로 행복한 계절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제게 이 봄이 행복한 것은 무엇보다 포토 에세이의 소재가 지천으로 널려 호사를 누린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이팝나무를 택했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아마도 이팝나무가 쌀밥을, 조팝나무가 조밥을 뜻하는 것은 모르더라도 단지 공원이나 수목원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꽃나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중에서 우리나라 토종으로서 노란 조팝나무는 보릿고개나 가난을 떠오르게 하지만 이팝나무는 산중의 미인, 선녀를 떠오르게 할 만큼 아름다운 꽃나무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쌀밥 또는 벼를 뜻하는 쌀은 단순한 먹을거리나 양식을 떠나 생명의 원천이자 엔간한 환자는 뜨물만 입에 흘러 넣어도 회생하는 최고의 약재며 조상 또는 자연의 혼이 들어간 감히 범접하지 못할 어떤 존재이자 최고의 가치이며 쌀미(米)자가 정신(精神)의 정자에 들어가는 것처럼 요즘 중국에서는 뇌 또는 컴퓨터의 의미로도 쓰이더군요.
쌀이 남아도는 시대이지만 눈부시게 아름다운 민족의 꽃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사진은 사진동호인들이 자주 찾는 경남 밀양의 저수지 '위양지'의 완재정에 있는 이팝나무꽃입니다. 저수지와 정자 그리고 이팝나무가 어우러져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찬찬히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이득수 시인은
▷1970년 동아문학상 소설 당선
▷1994년 『문예시대』 시 당선
▷시집 《끈질긴 사랑의 노래》 《꿈꾸는 율도국》 《비오는 날의 연가》 등
▷포토 에세이집 『달팽이와 부츠』 『꿈꾸는 시인은 죽지 않는다』 등
▷장편소설 「장보고의 바다」(2018년 해양문학상 대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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