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활발하게 시작활동을 하고 있는 석정희 시인이 최근 제5 시집 『내 사랑은』(인타임)을 발간했다.
석 시인은 『창조문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으며, 미주시문학 백일장에서 장원을 했다. 이후 제1 시집 『문 앞에서(In Front of The Door)』(창조문학사·2008), 제2 시집 『나 그리고 너』(〃·2010), 영문시집인 제3 시집 『강(The River)』(〃·2011), 제4 시집 『엄마 되어 엄마에게』(동천문화사·2014), 시선집 『아버지 집은 따뜻했네』(해드림출판사·2016)을 펴냈다.
이번 시집은 제1부 ‘우리에게 꿈이 있다’와 제2부 ‘시월의 기도’, 제3부 ‘한 두름 조기에서’, 제4부 ‘내 사랑은’, 제5부 ‘어울리고 어울러서’ 등 총 5부에 94편의 시를 수록하고 있다.
제1, 2부는 기도문 성격의 시를 묶었고, 제3부는 고국과 고향을 그리는 향수를 담은 시편들, 제4부는 관념적인 시적 표현의 시편들을, 제5부는 생활인의 모습을 그린 시편들을 담았다.
석 시인은 서문인 ‘시인의 말’에서 “짧은 호흡으로 살아온 지난 시간을 다시 기억이라는 이름으로 시를 썼다.”며, “글은 과거의 것이지만 객관적 진실을 넘어선 주관적 진실이다.”라고 썼다. 또한 그녀는 “코로나로 힘들었을 독자들에게 작으나마 위안이 되고, 병마와 싸우는 남편에게도 큰 힘이 되어주는 시집이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현수 시인은 시집의 말미에 ‘기독교적 세계관에서 건져 올린 웅숭깊은 시적 서정’ 주제로 석 시인의 시집 해설을 했다.
이 시인은 “시를 읽는 독자 누구나가 공감 가는 (석정희 시인의) 시제의 선택도 탁월하거니와 가족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사랑의 실천으로 엮어진 시편에서는 시인의 숭고한 인간미를 느끼게 된다.”라고 평을 했다. 또한 “시인 석정희의 글을 두고 시를 해부하는 학자들은 관념의 세계에서 서정을 끌어오는 감각과 재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주저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석 시인의 시집 제목이기도 한 시 ‘내 사랑은’ 전문을 보자.
“강물이 숨죽여/ 바다로 찾아들 듯/ 바닷물이 조용히/ 모래톱에 스며들 듯/ 바람이 수줍게/ 나뭇가지에 안기 듯/ 안개가 소리 없이/ 바위산을 감싸듯/ 흰 눈이 소복소복/ 빈들에 쌓여가듯/ 사철을 따라 조금씩/ 그 힘을 키워가도/ 한밤에 돌아보면/ 혼자서 피어 있는 달맞이꽃”
시인은 달맞이꽃의 성징과 성장을 자연의 현상에 비유해 풀어내고 있다. 위 시에서 시인이 자연에서 가져온 시어를 보면 강물·바다·바닷물·모래톱·바람·나뭇가지·안개·바위산·흰 눈·빈들 등이다. 짧은 시 한 편에 시인이 대입시킨 언어가 무척 다양하다. 이는 그 만큼 시인의 시적 상상력이 풍부함을 알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자연 현상을 바라보는 시인의 눈이 일반인들과는 달리 예리함을 증명해주고 있다.
그러면서 시의 마지막 행에서 ‘혼자서 피어 있는 달맞이꽃’이라며, 달맞이꽃의 숙명을 이야기 하고 있다. 여기서 달맞이꽃은 시인 자신의 모습과 동일시되고 있다. 세상의 여러 어려움과 난관을 이기며, 지금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시인은 결국 ‘혼자’라는 것이다. 가족과 친구, 이웃들이 있지만 ‘한밤에 돌아보면’ 결국 시적 감수성으로 세상을 읽어나가는 외로운 존재인 시인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국농촌문학회 심사위원장인 구인환 서울대 명예교수는 2007년 ‘한국농촌문학 특별대상’을 받은 석 시인의 시에 대해 “안정감과 시어를 고를 줄 아는 탁월한 안목에 고개가 끄덕여진다.”고 평을 했다.
한편 석 시인은 대한민국문학대상·세계시인대회 고려문학 본상·독도문화제 문학대상·윤동주 별문학상 등 손으로 다 꼽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현재 한국문인협회·국제펜한국본부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인 / 인저리타임 편집위원>
저작권자 ⓒ 인저리타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