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일상 속 기획창의학' (315)성조에 따라 뜻이 달라지는 중국어
박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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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3 20:47 | 최종 수정 2021.01.14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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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하나 – 11. 성조에 따라 뜻이 달라지는 중국어
나는 한자를 아주 조금 알기에 한문을 보면 대충 그 뜻을 때려 맞추기도 한다.
하지만 중국어는 전혀 못한다.
네 개로 이루어진 성조(聲調)가 너무 어렵다.
그런데 성조를 살려 중국의 시를 멋지게 읽어 보고 싶다.
그 성조가 늘 신기했다.
그래서 박사 과정 수업 중인 중국인 학생 송얜(宋艶)한테 똑같은 발음인데 네 개의 성조에 따라 뜻이 다른 한자를 써달라고 했다.
송얜은 咽 鹽 眼 厭을 썼다.
우리말로는 인 염 안 염이지만 중국어로는 네 개의 성조가 각기 다른 ‘얀’으로 발음된단다.
중국인들은 사성조(四聲調)에 따라 한자가 지닌 의미와 감정을 표현하겠다.
모든 현상에 처음이 있다면 이 성조에서도 처음이 있었겠다.
아주 먼 옛날 원시 중국인 누군가의 기획창의에 의해 처음 쓴 성조를 다들 따라 쓰게 되었을까?
그냥 말하다 보니 점점 성조를 쓰게 되었을까?
전자는 성조의 기획창의론, 후자는 성조의 자연창발론이겠다.
나는 왠지 전자 쪽에 조금 더 끌린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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