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일상 속 기획창의학' (321)향기를 낼 수 없는 동물인 인간
박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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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9 12:24 | 최종 수정 2021.01.14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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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하나 – 17. 향기를 낼 수 없는 동물인 인간
내 연구실 건물 곁에 아주 향기좋은 꽃나무가 자란다.
꽃피는 늦가을에 늘 여기를 지날 때마다 스치는 꽃향기가 아름답다.
십리향 백리향 천리향 만리향 나무 중 하나이겠다.
인간은 아무리 기획창의한들 향수 없이는 절대 이런 향기를 낼 수 없다.
은행나무 열매 냄새를 싫어 하는 인간이지만 과연 그래도 될까?
잡식동물인 인간은 남녀노소 빈부귀천 지위고하 미추여부를 막론하고 그 어느 누구나 은행열매보다 냄새가 더 심한 배설을 매일 한다.
반면에 식물은 살아서 향기를 내며 죽어서 악취도 없다.
동물로부터 존중받을 만한 식물이다.
하지만 인간은 식물인간이라는 몹쓸 말로 식물을 비하한다.
움직이지 않아도 할 거 다 하는 식물이다.
향기를 낼 수 없는 동물 신세인 나는 꽃향기를 가슴과 마음에 가득 품으며 생각의 향기라도 내면서 살면 좋겠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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