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고니(백조)에게 4km를!, 큰고니와 낙동강하구를 지켜주십시오!

낙동강하구 대저대교 최적노선 추진 범시민운동본부 출범
공동대표 최종석 김옥자 김해창 오문범 김정환 정상래 박중배
집행위원장 박중록

조송현 승인 2021.08.24 15:37 | 최종 수정 2021.08.27 20:31 의견 0
범시민운동본부 출범식 및 1차 토론회를 마친 뒤 참가자들이 '큰고니에게 4km를!'을 외치고 있다. [사진=조송현] 

낙동강하구 대저대교 최적노선 추진 범시민운동본부(이하 범시민운동본부) 출범식 및 1차 토론회가 부산시의회 도시환경위원회 이성숙 의원실 주최로 23일 오후 3시 부산시의회 2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범시민운동본부는 기존의 낙동강하구지키기 전국시민행동 65개 단체(부산녹색연합, 부산환경운동연합, 부산YWCA 등)에다 부산YMCA, 부산한살림, 부산참여연대, 전국공무원노조 부산본부 등 20개 단체가 함께 해 현재 전국 85개 단체가 참가했으며, 23일 현재 144명의 시민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범시민운동본부는 최종석 전 부산녹색연합 운영위원장, 김옥자 (사)습지와새들의친구 이사장, 김해창 경성대 교수, 오문범 부산YMCA 사무총장, 김정환 부산YWCA 사무총장, 정상래 부산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박중배 전국공무원노조 부산본부장을 공동대표로 선출했으며, 운동본부의 산파역할을 해온 박중록 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 강미애 부산여성환경연대 대표, 민은주 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시민운동본부 공동집행위원장을 맡는다.

범시민운동본부 상징(엠블렘)

이날 출범식에서 오문범 공동대표(부산YMCA 사무총장)는 인사말을 통해 “환경을 지키고 보존한다는 것은 미래를 지키는 일"이라면서 "우리는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위해 최소한만 남겨두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오 공동대표는 이어 "조금만 우회하면 철새와 사람, 환경과 도시가 어울려 살아갈 수 있다"면서 "오늘 우리는 최적노선채택을 위한 환경시민사회 연대체를 출범한다"고 선언했다.

부산시의회 이성숙 의원의 축사와 공동대표인 최종석 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 대표의 경과보고에 이어 공동대표인 김정환 부산YWCA사무총장과 박중배 전국공무원노조 부산본부장이 출범선언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출범선언문에서 “난개발의 시대를 넘어 지속가능사회로 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시대의 요청"이라며 "대저대교 건설문제는 난개발사회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코로나위기와 기후위기를 넘어 지속가능사회로 향하는 문을 열 것인가를 가름하는 시대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범시민운동본부가 대안으로 추진하는 경전철 근접안은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면서도 교통편익과 경제성을 저하시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앞으로 범시민운동본부는 부산시와의 민관거버넌스를 강화하는 한편 부울경은 물론 전국으로 확산시키고 시민들과 소통하며, 낙동강하구의 생태적 경제적 미래가치의 중요성을 알리고 다양한 형태의 시민문화운동으로 펼쳐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출범식에 이어 개최된 1차 토론회는 부산시의회 도시환경위원회 이성숙 의원실과 범시민운동본부가 공동주최하였으며, 범시민운동본부 공동대표인 김해창 경성대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경상대 이수동 교수가 '대저대교 노선 선정을 위한 겨울철새 공동조사의 결과와 의미'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조송현]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경상대 조경학과 이수동 교수(생태복원 전공)는 ‘대저대교 노선선정을 위한 겨울철새 공동조사의 결과와 의미’에 대해 발표했다.

이 교수는 생태계 보전‧복원‧관리를 위한 과학적 접근과 장기 생태 모니터링에 의한 자료 확보와 이에 바탕한 정책 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동조사 구간의 토지피복 현황 ▷공동조사에서 조사된 교량구간별 큰고니 개체수 현황 ▷큰고니 비행속도 및 필요 거리에 대한 연구 ▷교량과 큰고니 휴식 및 먹이 섭취 지점간의 거리 분석을 통해 큰고니가 낙동강 본류 구간내 안정적인 월동을 하기 위해서는 교량 사이의 거리가 최소 3~4.3km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며, 기존노선대로 대저대교가 건설될 경우 교량 회피 거리 및 비행거리 미확보로 약 75%의 큰고니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부산대 홍석환 조경학과 교수(환경설계 전공)는 ‘교량 건설과 서식지 파편화가 큰고니 서식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부산대 홍석환 교수가 '교량 건설과 서식지 파편화가 큰고니 서식에 미치는 영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조송현]

홍 교수는 교량건설로 인한 큰고니 개체수의 변화는 예측이 아닌 기존의 조사자료를 통해 구체적 확인이 가능한데 을숙도대교 건설 결과 환경영향평가서의 예측과는 달리 낙동강하구에 도래하는 고니류(혹고니, 큰고니, 고니) 중 고니 개체군은 국지적 멸종에 이르렀고, 큰고니 개체군은 도래하는 전체 개체수가 감소하였으며, 그 중 약 300개체의 일부 개체군이 하구둑 북쪽의 본류 구간으로 서식지를 옮겨 서식하기 시작하였으나 이 구간에 교량이 건설될 경우 서식처 파편화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낙동강 교량 현황. 시민운동본부는 대저대교(푸른색바탕)을 삼락생태공원 아래 부산김해경전철에 근접하는 것이 최적대안이라고 제시했다. [시민운동본부 제공] 

이번에 환경부가 제시한 4개 대안노선별 교량 사이 구간 길이를 살펴 보면 부산시의 당초 계획노선은 1.8km/2.3km로 이 구간을 분절한다. 현재 4.1km인 교량 사이 거리가 중간에 새 교량이 들어섬으로써 새 교량을 기준으로 아래쪽 1.8km, 위쪽 2.3km로 잘린다는 것이다. 대안 노선 1안은 0.5km/3.6km, 2안 2.3km/1.8km, 3안 2.6km/1.5km, 4안 0.1km/4.0km로 구간을 나눈다. 따라서 하구둑 위 낙동강 본류 구간의 큰고니의 주월동지(약 92.6% 서식)는 교량 사이의 간격이 4km 이상을 유지해야 하고, 양안에 둔치가 있는 특성을 고려할 때 범시민운동본부가 요구하는 4안(경전철 근접안)이 최적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으며, 그 외의 대안은 큰고니 개체군의 급격한 감소를 초래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낙동강 하구에서 날 수 있는 가장 크고 무거운 새인 큰고니(백조)의 안정적 서식을 위해서는, 비행기가 이착륙하는데 긴 활주로가 필요하듯, 교량 사이의 최소 간격이 4km 정도는 유지되어야 기존의 큰고니 개체수 유지가 가능하다는 것을 구체적 조사 및 연구자료를 통해 확인해주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범시민운동본부 엠블렘. 큰고니의 서식에는 4km의 공간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시민운동본부 제공]

발제에 이어 이찬우 (사)경남생태관광협회 회장과 박중록 범시민운동본부 공동집행위원장이 토론자로 참여해 토론했다. 당초 범시민운동본부는 부산시, 낙동강유역환경청, 환경영향평가 전문 국가기관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국립생물자원관, 국립생태원 등의 전문가들에게 토론자 참여를 두 차례에 걸쳐 공식 요청하였으나 이들 기관에서 응하지 않아 합리적인 환경영향평가와 대안 모색을 위한 민관의 토론의 장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찬우 회장은 토론에서 “낙동강하구는 겨울철새에게는 매우 중요한 서식처인데 대교 건설을 위해 환경영향평가를 거짓으로 조작하는 일은 심각한 문제”라면서 “앞으로 시민과학이라는 바탕 위에서 생태·환경을 풀어가야 하고 전문 국책기관의 역할은 막중하기에 책임감을 느껴야 하며, 민관공동모니터링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시민운동본부 발족식 및 토론회를 마친 뒤 참가자들이 큰고니와 낙동강하구 지키기 의지를 다시 한 번 다지고 있다. [사진=조송현]

박중록 공동집행위원장은 “부산시가 인구감소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난개발의 대교 건설을, 습지보전법의 기본취지를 어기며 강행해왔고, 환경영향평가 관련 정부기관조차 전문가로서의 책무를 내팽게치고 있는 현실이 개탄스럽다”며 “앞으로 범시민운동을 통해 부산시민은 물론 전국적 연대를 통해 환경적 경제적 최적대안 노선 채택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범시민운동본부는 시민들과 소통하며 전문성에 바탕을 둔 합리적 대안노선 채택을 위해 다양한 홍보활동을 펼 계획이며 구글폼(bit.ly/대저대교최적노선)을 통해 단체 및 개인회원을 모집 중이다.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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