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 - 뜻대로 되지 않음을 근심하지 말고, 마음대로 됨을 기뻐하지 말라.
뜻대로 되지 않음을 근심하지 말고,
마음대로 됨을 기뻐하지 말라.
언제까지나 무사평안(無事平安) 하기를 믿지 말고,
처음의 어려움을 두려워하지 말라.
- 拂意(불의) : 뜻과 어긋남. 즉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음. 拂은 ‘어긋나다’ 의 뜻.
- 快心(쾌심) : 마음에 통쾌함. 즉 일이 잘 되어 마음에 흡족(洽足)함.
- 恃(시) : 믿고 의뢰(依賴)함. 즉 마음 든든히 여김.
- 久安(구안) : 오랫동안 평안함.
- 憚(탄) : 꺼리다, 두려워하다.
◈ 『보왕삼매론(寶王三昧論)』
1.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병고로써 양약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2. 세상살이에 곤란함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 - 세상살이에 곤란함이 없으면 업신여기는 마음과 사치한 마음이 생기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근심과 곤란으로써 세상을 살아가라」 하셨느니라.
3. 공부하는 데 마음에 장애 없기를 바라지 말라. - 마음에 장애가 없으면 배우는 것이 넘치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장애 속에서 해탈을 얻으라」 하셨느니라.
4. 수행하는 데 마(魔)가 없기를 바라지 말라. - 수행하는 데 마가 없으면 서원이 굳건해 지지 못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모든 마군으로써 수행을 도와주는 벗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5. 일을 꾀하되 쉽게 되기를 바라지 말라. - 일이 쉽게 되면 뜻을 경솔한 데 두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여러 겁을 겪어서 일을 성취하라」 하셨느니라.
6. 사귀되 내가 이롭기를 바라지 말라. - 내가 이롭고자 하면 의리를 상하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순결로써 사귐을 길게 하라」 하셨느니라.
7.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 주기를 바라지 말라. -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 주면 마음이 스스로 교만해 지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내 뜻에 맞지 않는 사람들로 원림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8. 공덕을 베풀려면 과보를 바라지 말라. - 과보를 바라면 도모하는 뜻을 가지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덕을 베푼 것을 헌신짝처럼 버리라」 하셨느니라.
9. 이익을 분에 넘치게 바라지 말라. - 이익이 분에 넘치면 어리석은 마음이 생기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적은 이익으로써 부자가 되라」 하셨느니라.
10. 억울함을 당해서 밝히려고 하지 말라. - 억울함을 밝히면 원망하는 마음을 돕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억울함을 당하는 것으로 수행하는 문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이와 같이 막히는 데서 도리어 통하는 것이요, 통함을 구하는 것이 도리어 막히는 것이니, 이래서 부처님께서는 저 장애 가운데서 보리도를 얻으셨느니라.
저 「앙굴마라」와 「제바달다」의 무리가 모두 반역스런 짓을 했지만 우리 부처님께서는 모두 수기(授記)를 주셔서 성불하게 하셨으니, 어찌 저의 거슬리는 것이 나를 순종함이 아니며 제가 방해한 것이 나를 성취하게 함이 아니리요.
요즘 세상에 도를 배우는 사람들이 만일 먼저 역경에서 견디어 보지 못하면 장애에 부딪칠 때 능히 이겨내지 못해서 법왕의 큰 보배를 잃어버리게 되나니, 이 어찌 슬프지 아니하랴!
※ 보왕삼매론(寶王三昧論)」은 중국 원나라 말기부터 명나라 초기에 걸쳐 중생을 크게 교화하셨던 묘협(妙葉) 스님의 저서인 『보왕삼매염불직지(寶王三昧念佛直指)』총 22편 중 제17편 「십대애행(十大碍行 : 열 가지 큰 장애가 되는 행)」에 나오는 구절을 가려뽑아 엮은 글이다.
저자인 묘협 스님은 불교의 여러 수행법을 점검하고 닦아본 결과, 염불이야말로 가장 쉽게 삼매(三昧)에 이를 수 있는 수행법이라 확신하고, 염불삼매를 백천만 가지 삼매 중에서 가장 보배롭고 으뜸 되는 것이라 하여 ‘보왕삼매(寶王三昧)’ 라는 이름을 붙였던 것이다.
그리고 제17편 「십대애행(十大碍行)」은 묘협 스님께서 삼매를 닦음에 있어 방해가 되는 열 가지 큰 장애를 여러 불경에 의지하여 정립해 놓은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유통되고 있는 「보왕삼매론」은 전체 내용을 다 수록하고 있지 않다. 곧 열 가지 큰 장애를 대처하는 열 가지 불구행(不求行 : 구하지 말아야 할 행)과 그 장애가 없을 때 자라나는 내면적 허물까지만 뽑아 엮어 놓은 것이다.
※ 『채근담』 본장의 내용과 관련하여 특히 관련되는 부분은 『보왕삼매론』의 두 번째와 다섯 번째 항목일 것이다.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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