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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 나의 생각
김신규의 포토 에세이 '우암동으로부터의 편지' (23)현주랑 영화 본 87년 4월 어느날3
현주야! 아까 노무현이라는 사람, 못생겼던데 정감은 가고 문재인이란 사람은 차분하고 인물도 좋더라. 그런데 나는 노무현한테 더 끌린다. 현주니는 어찌 생각하노? 만식아 나는 그 두 사람이 잘 무꼬 잘 사는 사람인데 아까 경찰하고 싸우는 거 보고 화가 나더라. 그라고 그래도 그 둘은 변호사이니까 그렇고 나는 온몸으로 싸우
김신규
2020.05.07 12:29
나의 삶 나의 생각
김신규의 포토 에세이 '우암동으로부터의 편지' (22)현주랑 영화 본 87년 4월 어느날2
30년 전으로 돌아간다는 얘기 '백 투 더 퓨쳐', 저도 그때 재미있게 봤어요. 지금 만식이 이야기도 '백 투 더 퓨쳐'처럼 30여 년 전의 우암동 살 때 이야기로 돌아가네요. 그때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현주도 오버브릿지를 지나 좌천동 농방거리 근처의 시위 때문에 차가 멈춰서는 바람에 내려서 좌천동 지하철역에서 지하철로
김신규
2020.04.16 17:03
나의 삶 나의 생각
김신규의 포토 에세이 '우암동으로부터의 편지' (21)현주와 영화보기로 한 87년 4월 어느날
첫 키스 이후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마음이 들뜬 만식은 '물들 때 노 젓는' 심정으로 두 번째 키스를 계획하고 현주와 영화를 보기로 했다. 만식은 라이벌인 두 사람에게 '어이, 이놈 나시키야, 물러섯거라 내가 가신다! ', '거기 키 큰놈, 네 놈도 비키거라. 나는 오늘 현주랑 영화보러 가느니라!' 하고 호령하는 흐뭇
김신규
2020.04.08 17:25
나의 삶 나의 생각
김신규의 포토 에세이 '우암동으로부터의 편지' (20)우리는 아침이슬이었다
만식아! 밥묵자. 엄마, 배고프다 미치겠다. 만식이는 엄마의 김치찌개가 끓을수록 그 향기에 배고품보다 허기가 더해갔다. 다됐다, 앉아라. 우와! 맛있겠다! 금색에 가까운 노오란 양은냄비에 가득 담긴 김치 사이로 동그라미 안에 '上' 이란 파란색 글자가 새겨진 도톰한 돼지고기 비계와 뽀얀 두부 사이로 뜨거운 거품이 올라
김신규
2020.03.30 11:13
나의 삶 나의 생각
김신규의 포토 에세이 '우암동으로부터의 편지' (19)그것, 운명이되다2 (현주와의 첫 키스)
현주를 이끌고 골목으로 들어서는 만식이의 격렬함은 마치 씨름선수 같았다. 공격에 무의식적인 방어를 하려는 현주의 심장은 꽁닥 콩닥 쿵닥 뜀이 일정하지 않다. 빠르다, 멈췄다를 반복해간다. 음, 엄엉 ... 안돼, 음 ...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 방어해보지만, 늪에 더 깊이 들어가는 듯하다.100미터를 전력으로 뛰고 나
김신규
2020.03.20 18:43
나의 삶 나의 생각
김신규의 포토 에세이 "우암동으로부터의 편지' (18)그것, 운명이 되다
지글 지글 지글 ... 야야 익으면 좀 무라! 천천히 무라. 너거들도 한 잔씩 해가면서 ... 만식이는 초빼이 아이가!파지레기 더 무치까? 언니야 마늘 하고 ... 사이다도 주고, 현주는 환타! 하하 ... 아이다, 만식아 니가 꺼내온나. 예 ... (환타를 따서 현주 잔에 부어주고 있는데.) 만식아 많이 놀랬제? 걱정
김신규
2020.03.13 19:26
나의 삶 나의 생각
김신규의 포토 에세이 '우암동으로부터의 편지' (17)빨갱이 블루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끼그적 문이 열리며 형사같은 사람이 소리친다. 어이, 박만식 니 이리 나온나. 예 ? 박만식! 빨리 나오라고 빨갱이 새끼야! (방도 아니고, 사무실 같은 문 앞에는 중국집에서 시켜, 채 먹지도 않은 그릇들이 겹겹이 쌓여 있다. 평소 짜장면 맛있는 냄새가 아닌, 공포의 냄새가 엄습한다. 무섭
김신규
2020.03.09 10:26
나의 삶 나의 생각
김신규의 포토 에세이 '우암동으로부터의 편지' (16)만식이의 빨간책
만식이 와 이래 안 오노! 점심 때 김치국이랑 밥 잘 무꼬? 저녁은 집에 와서 묵는다 했는데... 바가지에 땡초 넣어 칼칼하게 머무려낸 콩나물 무침. 백열등 불빛에 환 하게 비춰지는 콩나물 무침 접시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어머니는 중얼거린다. 그 시각, 또 다른 백열등 밑에서는. 어이~ 박만식! 나시키가 누구냐고?
김신규
2020.03.06 11:25
나의 삶 나의 생각
김신규의 포토 에세이 '우암동으로부터의 편지' (15)만식, 책을 놓치다
봄바람 따라 휘날리는 학과, 동아리 깃발들. 그 중 눈에 들어온 깃발 하나, 너무 강렬하다. 운동장 스탠드에서 딱 !봐도 시커멓고 굵다랗게 쓰인 페인트가 글자 옆으로 조금 흐르다 멈춘.민주철학, 그래 ‘민주철학’이네. 키큰 대나무 깃대 밑으로 꼬몰꼬몰 모인 학생들이 시험지 같은 것으로 봄볕을 가리며 초청연사의 강연을 듣고
김신규
2020.02.28 02:12
나의 삶 나의 생각
김신규의 포토 에세이 '우암동으로부터의 편지' (14)만식이 껍데기를 벗고서
뚜뚜뚜뚜우~ 정확한 오리엔트 시계가 정오를 알려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정오뉴스 입니다. 이 시간 부산 대청동 카톨릭센터에서는 범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에서 주도한 시위에 시민 학생 등이 센터 안으로 들어가 "독재타도 민주쟁취" 구호를 외치며 경찰과 대치 중입니다. 자세한 소식 현장 중계차에 나가 있는 안치환 기자 연결
김신규
2020.02.24 12:35
나의 삶 나의 생각
김신규의 포토 에세이 '우암동으로부터의 편지' (13)만식이의 연적5
한 발 두 발 사뿐히 만식이만 보며 현주가 다가와 다소곳이 앉았다. 그녀는 나시키는 전혀 아랑곳 하지 않고 만식이 손을 잡았다.그만 마셔 너무 많이 마셨네. 이제 가자 응? 그라고 만식아, 내가 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아나? 이 바보 바보야! 왜 이리 취했어? 만식이는 얼음이 되었고, 현주는 나시키는 안중에도 없는 것
김신규
2020.02.21 13:42
나의 삶 나의 생각
김신규의 포토 에세이 '우암동으로부터의 편지' (12)만식의 연적4
뚜, 뚜, 여보세요? 어, 요 청바지다. 누고? 아, 현진이가? 언니는? 어, 그래. 아빠가 전화해보라 해가 했다. 니 요 와서 찌짐하나 가지가서 무꼬 공부해라. ...... 어, 알았다. 그럼 다음에 꾸워주께. "현주 아빠요, 아직 안 왔다 하네."숨을 죽이고 듣던 만식이와 나시키는 잠시 동안 긴장했지만 기
김신규
2020.02.17 14:45
환경·생활·문화
김신규 사진인문학연구소 시화전 '봄 마중'
그대가 詩입니다.마음속에만 머무는, 혹은 노트 한쪽 흘림글로 적어놓고 보여주지 않음은 세파의 강박 때문이 아니었던가요?
김신규
2020.02.12 22:23
나의 삶 나의 생각
김신규의 포토 에세이 '우암동으로부터의 편지' (11)한여름 밤의 아리랑
종환 : 있제, 우리집 1층에 뭐 키우는지 아나? 천동 : 뭔데? 종환 : 대마초. 나 : 설마, 진짜? 종환 : 내가 아는데 맞다.아랫집 아저씨, 한낮인데도 컬컬하이 노래 불러사코. 나 : 진짜로? 종환 : 가볼래? 함 가보자. 천동 : 진짜로? 나 : 야! 그럼 따와보까? 종환 : 일단 따와보자.
김신규
2020.02.12 21:31
나의 삶 나의 생각
김신규의 포토 에세이 '우암동으로부터의 편지' (10)만식이의 연적3
파란 띠. 국민학생 만식이의 태권도 실력이었다. 만식은 다락방에 고이 모셔졌던 샌드백을 다시 내려 혹 있을지 모를 나시키와의 결투를 준비했다. 하지만 그 사건(현주 앞에서 넘어져 연적 나시키에게 창피를 당한 사건) 이후 몇번 쳐보지 못한 샌드백은 멈춰버렸다. 나시키를 때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친하게 지낼 수도 없다. 감
김신규
2020.02.11 10:38
나의 삶 나의 생각
김신규의 포토 에세이 '우암동으로부터의 편지' (9 )만식이의 연적2
어제는 마트에 가지 않고 시장에서 장을 봤어요. 초봄을 알리는 초벌정구지가 나왔더라구요. 만식이랑 현주집 앞에서 조금 나오면 골목시장이 있었지요. 그 길로 항상 다녔어요. 만식이집 파란색 대문은 예뻤어요.그날 만식이는 꽃을 든 나시키로부터 현주를 방어하기 위해 빛의 속도로 뛰어나가다 그냥 대문에 걸려 그대로 넘어졌지요.
김신규
2020.02.09 14:23
나의 삶 나의 생각
김신규의 포토 에세이 '우암동으로부터의 편지' (8)만식이의 연적
하하하, 천동의 수난시절이었네요. 학력고사 시험을 치고 겨울, 만식이가 염려했고 상상했던 우암독서실 나이키 머시마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어요. 그 이후 만식이는 그 친구를 "나시키"라 불렀대요. 만식이는 자주 봉창으로 현주의 방에 불이 켜졌는지, 무사히 집에 왔는지를 확인한곤 했다. 나시키 그 놈이 나타났다! 바바리
김신규
2020.02.07 13:24
나의 삶 나의 생각
김신규의 포토 에세이 '우암동으로부터의 편지' (7)천동의 비밀3
안녕, 겨울비가 세상을 조용하게 만드는군요. 아이가 다독상을 받았다니 축하드려요. J에게는 잘들었습니다. 그때, 시간이 지나,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들어도 애틋함이 느껴지는군요. 아마 앞으로도 오랫동안 그럴 것 같습니다. 천동은 그 여름 오랫동안 치료를 받았어요. 그 고추사건 며칠 후 나와 종환이는 미안한 마음에,
김신규
2020.02.04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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