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104) - 입에 달고 마음에 즐거운 것은 모두 배알을 썩게 하는 독약이니, 반쯤에서 그치면 탈이 없을 것이다
허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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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3 12:55 | 최종 수정 2021.04.13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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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 입에 달고 마음에 즐거운 것은 모두 배알을 썩게 하는 독약이니, 반쯤에서 그치면 탈이 없을 것이다.
입에 즐거운 음식은 모두 배알을 녹이고 뼈를 썩게 하는 독약이니
반쯤에서 그쳐야 곧 재앙이 없고
마음에 즐거운 일은 모두 몸을 망치고 덕을 잃게 하는 매개물이니
반쯤에서 그쳐야 곧 후회가 없다.
- 爽口之味(상구지미) : 입에 좋은 음식, 맛있는 음식. 爽은 ‘시원하다, 마음이 맑고 즐겁다’ 의 뜻으로 다음에 나오는 快와 뜻이 같다. 상쾌(爽快)
- 爛腸腐骨(난장부골) : 창자를 문드러지게 하고 뼈를 썩게 하다. 爛(란)은 ‘문드러지다 / 빛나다 / 많다’ 등의 뜻이 있으나 여기서는 ‘썩다, 헐다’ 의 뜻이다.
- * 爛柯(난가) : 도끼자루가 썩음, 즉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는 놀음-바둑을 달리 지칭하는 단어이다.
- 皆(개) / 悉(실) : 모두 ‘모두’ 의 뜻이다. * 悉達多(실달다) : 싯타르타(부처님 佛陀)의 음역, ‘모든 지혜를 이루신 분’ 이라는 뜻을 담고 있지 않은가?
- 五分(오분) : 10분의 5, 절반.
- 快心之事(쾌심지사) : 마음에 유쾌한 일, 즐거운 일.
- 媒(매) : 매개물, 즉 매개체(媒介體).
◆출전 관련 글
▶『노자(老子)』 12장에
五色令人目盲(오색령인목맹), 五音令人耳聾(오음령인이농), 五味令人口爽(오미령인구상). 馳騁田獵令人心發狂(치빙전렵령인심발광), 難得之貨令人行妨(난득지화령인행방), 是以聖人爲腹不爲目(시이성인위복불위목), 故去彼取此(고거피취차).
오색은 사람의 눈을 멀게 하고, 오음은 사람의 귀를 멀게 하며, 오미는 사람의 입을 상하게 한다. 달리는 말로 사냥하는 것은 사람의 마음을 발광케 하며, 얻기 어려운 재화는 사람이 (덕을) 행하는 것을 방해(妨害:헤살놓다)한다.
이로써 성인은 배를 위하지 눈을 위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저것(눈에 보이는 것)을 버리고, 이것(그 보이지 않는 마음)을 취한다.
* 노자 12장에서 爽(상)은 부정적 의미로 ‘어긋나다 / 상하다(다치다)’뜻으로 쓰이고 있다. 앞의 채근담 본문에서의 爽(상)과는 전혀 반대의 뜻이 되어 버렸다.
이렇듯 한자 중에 그 어떤 글자는 서로 모순 상반되는 뜻을 동시에 지니기도 하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굴원(屈原)이 지은 「이소경(離騷經)」의 제목이다. 여기서 離는‘떠나다, 이별하다’의 뜻이 아니라 그 정반대인‘만나다, 맞닥트리다’의 뜻이다.
▶『논형(論衡)』 언독(言毒) 편에
美味腐腹(미미부복) 好色惑心(호색혹심) 勇夫招禍(용부초화) 辯口致殃(변구치앙)
맛 좋은 음식에 배알이 썩고, 아름다운 여색에 마음이 현혹되고, 만용을 부리는 사내는 화를 자초(自招)하고, 달변의 입은 재앙을 불러온다.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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