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114) - 진정한 영웅은 작은 일도 빈틈없이 처리하고, 홀로 있을 때 속이지 아니하고, 실패했을 때에도 자포자기(自暴自棄) 하지 않는다

허섭 승인 2021.04.24 09:55 | 최종 수정 2021.04.24 10:10 의견 0
겸재(謙齋) 정선(鄭敾 조선 1676~1759) -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79.2×138.2), 리움미술관

114 - 진정한 영웅은 작은 일도 빈틈없이 처리하고, 홀로 있을 때 속이지 아니하고, 실패했을 때에도 자포자기(自暴自棄) 하지 않는다.

작은 일도 빈틈없이 처리하고 
어둠 속에서도 속이거나 숨기지 않으며
실패하고서도 낙심하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진정한 영웅이라 할 것이다. 

  • 小處(소처) : 작은 곳, 대수롭지 않은 작은 일.
  • 滲(삼) : 새다(흘러나오다) / 스미다 / 받다(액체를 거르다)   滲透壓(삼투압)
  • 滲漏(삼루) : 물이 새어나옴, 즉 일처리가 치밀하지 못하고 허술함.
  • 暗中(암중) : 어둠 속, 남들이 모르는 가운데.  * 혼자 있을 때 더욱 삼가는 ‘愼獨(신독)’ 을 강조하기 위한 말이다.
  • 末路(말로) : 일이 끝나가는 시점, 또는 인생 말년. 여기서는 일이 실패로 끝난 실의(失意)의 때, 내리막길로 들어선 것을 가리킴.
  • 怠荒(태황) : 태만하고 불성실함, 즉 자포자기(自暴自棄)함.
  • 纔(재) : 그야말로 / 비로소, 마침내 / 겨우. 여기서는 ‘그야말로’ 의 뜻으로 쓰임.
114 구영(仇英 명 1494~1552) 춘야연도리원도(春夜宴桃李園圖) 부분확대
구영(仇英, 명, 1494~1552) - 춘야연도리원도(春夜宴桃李園圖)(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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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 스님 선묵(禪墨) -  <불기자심(不欺自心) 자기를 속이지 말라>

대학을 졸업하고 고시공부를 하던 한 청년이 해인사 백련암 성철 스님을 찾아갔다. “스님, 좌우명을 하나 주십시오.” 삼천배로 녹초가 된 청년에게 스님이 말했다. 

“쏙이지 말그래이.” 
굉장한 한 말씀을 기대했던 청년은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로 툭 던지는 스님의 말에 실망해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와, 좌우명이 그리 무겁나? 무겁거든 내려놓고 가거라.” 

청년은 그 길로 머리를 깎고 출가했다. 성철 스님이 입적할 때까지 꼬박 20년을 곁에서 모셨던 원택(圓澤) 스님의 출가(出家) 이야기이다. ‘불기자심(不欺自心) - 자기 마음을 속이지 말라’ 는 본래 성철 스님 자신의 화두였다. 가끔 휘호로도 썼다고 한다. 백련암에는 성철 스님이 쓴 이 휘호가 액자로 걸려 있다. 
한때 세상을 속일 수는 있어도 ‘자기 마음’ 을 속일 수는 없는 법 - 성철 스님의  ‘불기자심(不欺自心)’ 은 서릿발 같은 자기성찰과 실천을 강조하는 죽비소리로 세상에 남아 있다. 

# 관련 사이트 ☞ http://www.bulkyo21.com/news/articleView.html?idxno=25708

114 구영(仇英 명 1494~1552) 춘야연도리원도(春夜宴桃李園圖) 206.4+120.1
구영(仇英, 명, 1494~1552) - 춘야연도리원도(春夜宴桃李園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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