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압서사(경남 하동군 화개면 맥전길4) 내 목압문학박물관과 목압고서박물관은 4일부터 6월3일까지 3개월 간 ‘제6차 기획전’을 연다.
목압문학박물관은 ‘한국 문학의 길을 제시한 잡지 『창작과 비평』展’을, 목압고서박물관은 ‘우리나라 고전소설展’을 주제로 각각 관련 자료들을 선보인다.
『창작과 비평』(이하 창비)은 1966년 1월 백낙청 서울대 영문학과 교수 등이 창간한 계간 문예·사회 비평 잡지로, 1966년 겨울호로 창간호가 나왔다. 창비는 동인지 성격의 잡지로, 제7호까지는 문우출판사의 오영근이 발행했고, 제8호(1967년 겨울호)부터 제14호(1969년 봄호)까지는 일조각의 한만년이, 제15호(1969년 가을·겨울합병호)부터는 창작과비평사에서 발행하고 있다.
1980년 7월, 정부의 출판물 일제정비로 등록이 취소돼 여름호인 제56호를 마지막으로 종간했다가 1988년 봄호로 8년 만에 복간돼 지금까지 발행되고 있다. 지식계층과 사회의 현실문제에 대한 날카로운 관심을 가진 일반인, 그리고 문제의식이 있는 문인들 사이에서 문예적 영향을 크게 미치면서 사회문제 전반에 대한 파급을 나타낸 잡지이다.
조해훈 목압서사 원장은 “저의 부친이 창비 창간호부터 구독을 했으며, 복간 이후부터는 제가 구독했는데, 이번 전시에 나와 있는 창비는 창간호와 초창기 잡지가 없다”며. “부산 기장군 장안읍에 거주할 때 고서 및 희귀도서를 도둑맞았는데, 그 속에 창비의 초창기 책들이 포함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서박물관에 선보이는 고전소설은 10종이다. 전시 공간이 좁다보니 고서의 경우 더 내놓을 수 없다.
소개를 하자면 서포 김만중이 유배지인 평안도 선천에서 어머니를 위해 지었다는 2책의 한문 필사본 『구운몽』이 있다. 구운몽의 경우 한글본이 먼저냐, 한문본이 먼저냐는 논란이 지금도 계속 되고 있다. 또 김만중이 마지막 유배지인 경남 남해의 노도에서 지었다는 2책의 한글 필사본 『사씨남정기』도 전시돼 있다. 김만중은 숙종이 후궁 출신인 장희빈과의 소생을 세자로 책봉한 문제 등에 반대했던 서인들을 숙청할 때 노도에 유배돼 운명을 달리했다. 사씨남정기는 처첩간의 갈등 등을 그린 사대부가의 소설이지만 조선시대 숙종과 장희빈과의 관계 등을 풍자한 작품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다음으로 작자·연대 미상의 고대소설인 『도웅전(조웅전)』 2종, 각 1책이 있다. 목판본과 한글 필사본이다. 군담소설(軍談小說)류 중 가장 널리 읽혔던 작품으로 많은 이본들이 전하고 있으며, 간혹 ‘조원수전’으로 표제가 돼 있는 경우도 있다. 이 작품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중국 송나라 문제 때 승상 조정인이 이두병의 참소를 당해 음독자살하자, 외아들 조웅도 이두병의 모략을 피해 어머니와 함께 도망간다. 온갖 고생을 하다 초인의 도움을 받아 이두병을 처단한 뒤 제후로 봉해진다는 내용이다.
또 다른 고전소설로는 필사본인 『심청전』 3종, 각 1책이 있다. 심청전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고전 소설로, 조선 시대에 쓰인 한글 소설이며, 판소리계 소설이다. 지은이와 정확한 창작 시기는 알 수 없으며, 80여 종의 필사본이 있다. 어려서 어머니를 여의고 눈이 먼 아버지와 단 둘이 살아가는 소녀인 심청이 아버지를 극진히 모시다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공양미 300석에 팔려가 인단수(인당수)에 몸을 던졌다가 유리국의 왕후가 돼 아버지를 찾기 위해 맹인잔치를 열다. 맹인잔치 마지막 날 말석에 앉았던 심청의 아버지가 죽었던 딸을 만나고 그 딸이 왕후가 되었다는 말에 눈을 뜬다는 내용이다.
그 외 한글 필사본 『자치가(雌雉歌)라』 1책이 있다. 조선시대의 우화소설로 『장끼전』·『장끼타령』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남편을 잃고 과부가 된 암꿩이 재혼하는 과정을 통해 당시 사회를 풍자하고 있는 작품이다. 또 『삼국지연의』 중 ‘적벽대전’ 부분을 중심으로 해 그 전후 사건들을 이야기한 고전소설로, 한글 필사본 1책인 『화용도전』 등이 있다.
이들 박물관의 ‘제5차 기획전’은 2019년 11월 9일부터 2020년 2월 8일까지 3개월간 각각 열렸다. 제5차 목압문학박물관의 기획전 주제는 ‘지리산 산행 시집’, 목압고서박물관의 기획전 주제는 ‘우리나라의 대표 유학자들’이었다.
조 목압서사 원장은 “이들 박물관은 등록한 정식 박물관은 아니며, 주민들에게 인문학적인 교양을 함양해줄 목적으로 서사에서 전시회를 갖고 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여러 정보와 지식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마을 단위의 작은 박물관을 지향하는 목압문학박물관과 목압고서박물관은 목압서사에 소장된 자료로 3개월 마다 새로운 주제로 다양한 내용을 선보이고 있다. 관람료는 없으며, 누구나 관람할 수 있고, 연중무휴 개방한다.
문의 010-3852-4050, massjo@hanmail.net
<동아대 겸임교수·편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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