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신기루(蜃氣樓) / 목경희

목경희 승인 2020.11.28 15:31 | 최종 수정 2020.11.28 15:37 의견 0

신기루(蜃氣樓) / 목경희

우물의 깊이는 두레박을
내려보면 알 수 있고
바람의 강도는
풀잎이 눕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밤이 어두울수록 달빛은
우리를 더 밝게 비추어 준다

가느다란 다이아몬드 실로
집을 짓는 거미의 땀도 눈에 보이고
봄꽃이 피고 지는 한숨 소리도 보이고
붉은 단풍잎 떨어지며 내는
앓는 소리도 보이는데

사람의 마음은 알 길이 없고
곱게 웃던 눈빛은 봐도 모르겠다
얼마나 더 살아야 알 수 있을까

인생은 손에 잡히지 않는 신기루인가.

<시작 노트>
우리가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사용한 오감을 통해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나 사물은 오히려 정직한데 사람의 마음은 참으로 알다가도 몰라서 신기루처럼 허무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목경희

◇목경희 시인은

▷해외문학 시부문 신인상을 수상 
▷제1회 시카코 한인여성회 편지쓰기 공모전 입상
▷2020년 한양문학 시부문 최우수상 
▷문예마을 수필 부문 신인상
▷대한 시문학 시인마을 시부문 신인상
▷예지문학회원, 해외문학회원, 문예마을 정회원, 한양문학 정회원
▷동인지 ’시야시야 - 시선‘ 정회원
▷1980년 도미, 현재 미국 시카코에 거주

저작권자 ⓒ 인저리타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